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국가균형발전은 시혜나 배려가 아닌 국가 존속과 지속발전을 위한 필수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제주, 강원, 전북을 특별자치도로 만들어 5극 3특 체제로 재편해 가겠다"고 균형발전 의지를 피력했다. 연설 말미에 "수도권은 넘치고 지방은 비어 소멸하는 나라는 우리의 미래가 아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이날 밝힌 메가시티 구상과 전 국토의 5극 3특 체제 재편은 지난 대선 때 대표 공약 중 하나다. 대선 후보에서 현안입법과 예산 심의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거대 야당 대표로 신분이 바뀐 뒤 교섭단체 대표연설 '데뷔전'에서 균형발전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외교를 둘러싼 논란을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라며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논의와 한·미 통화스와프는 순방의 핵심 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고 비판했다.
또 "국익 우선, 실용 외교의 원칙 아래 경제 영토 확장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되, 국익과 국가 위상 훼손에는 강력 대응하겠다"고도 언급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논란을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한 것을 겨냥해선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쏘아 부쳤다.
이 대표는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정치를 가능하게 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며 개헌도 제안했다.
개헌의 내용으로는 4년 중임제 외에도 결선투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생명권·환경권·정보기본권·동물권 도입, 직접 민주주의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중반인 22대 총선이 적기"라며 "올해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국회 내에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 2024년 총선과 함께 국민투표를 하면 비용을 최소화하며 '87년 체제'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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