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는 3.45p(0.16%) 오른 2,224.39로 시작했다. 코스닥은 2.16p(0.31%) 오른 694.53, 원달러 환율은 3.3원 내린 1,428.0원으로 개장했다. 연합뉴스 사진 |
코스피는 전날 3.02% 급락(2220.94)한 데 이어 27일 오전에도 장중 2204.83까지 낙폭을 키우며 이틀째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킹달러' 진정세와 경기침체 우려가 맞물리면서 장중 등락을 반복했다. 코스닥 지수 26일 전 거래일보다 5.07% 내린 692.37에 마감하면서 700선이 무너졌다. 두 지수 모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숫자로 전날 장을 마감했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한 종목은 1039개에 달했다. 전체 상장 종목이 2645개임을 고려하면 상장사의 39.28%에 해당하는 수치다. 장 중 가격 기준으로도 1043개 종목이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량주도 제 힘을 못쓰고 있다. 코스피 대장 종목인 삼성전자(-1.10%)를 포함해 SK하이닉스(-1.20%) 등 반도체 종목이 신저가로 떨어졌다. NAVER(-2.85%)나 카카오(-2.13%)와 같은 성장주들도 신저가를 면치 못했다.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도 국내 증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주가가 5만3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4만 전자'도 우려도 나오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1년여 만에 620조원이나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지난 23일 각각 2290.00, 729.36으로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는 작년 7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305.21)보다 1015.21(30.7%)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당시 2314조4174억원에서 현재 1804조5000억원으로 509조9174억원 감소했다. 코스닥지수는 작년 8월 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치(1060.00) 대비 330.64(31.2%)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당시 443조860억원에서 현재 332조9038억원으로 110조1822억원 줄었다. 두 지수를 합친 시가총액은 각각의 지수 최고치 당시와 비교해 620조996억원 줄었다.
금리 인상기에 주식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개인 투자자 자금도 대폭 줄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50조7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 같은 하락세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물가 안정이 확인되지 않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고 강달러 압력이 거센 만큼 주식시장의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1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지고 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무역 적자가 늘어나는 등 기업 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더욱 하락할 여지가 있다"면서 "위험자산보다는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안전 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주식 시장의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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