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문화 명예기자가 된 계기는 이전에 제가 한국 친구와 지인들에게 들은 이야기 중 문화 차이 때문에 생기는 오해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만약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했다면 이런 오해도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체가 지역 사회에서 지원을 많이 받지만 우리도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최대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봉사하며 문화차이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실력은 부족하지만 다문화 명예기자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그 설레임은 얼마 못 가고 첫 기사문을 써야 하는데 할 말은 많았지만 글로 나오지 않아 속된 말로 멘붕이 왔습니다.
다행히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중도일보 소속 현역 기자를 초빙해 초보 기자를 대상으로 기초 교육을 통해 기사의 기본적 요소 및 기사 쓰는 요령 등 아주 유용한 내용을 전달했으며 우리들에게 많이 읽어야하고 또 쓰기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많이 읽어야 시야도 넓어지고 아는 단어의 양도 많아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생각했습니다. 틀릴까봐 걱정만 하고 쓰기 연습을 안 하면 어디서 틀리는지 왜 틀리는지 영원히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독후감, 수기 등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매번 담당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기 힘든 상황이라 저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 딸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물론, 가끔 딸이 '엄마 이것도 몰라?'라고 말할 때 속상하고 부끄러웠지만 배우기 위해선 잠깐 자존심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 돌이켜 보면 제 딸이 참 좋은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시작은 성공의 반이다"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명예기자를 시작하고 나서 이제야 저의 부족한 점과 한국과 중국 기사의 차이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중국 기사문은 매 단락 시작할 때 2칸을 띄고 작성해야 하는데 한국 기사문은 안 띄고 바로 써야하고 부호도 다릅니다. 처음에 습관 때문에 자주 중국식으로 하다가 여러 번의 수정을 통해서 조끔씩 교정됐습니다. 아주 가끔 기사문을 쓸 때마다 정신줄을 놓지 못 하고 틈만 나면 옛 버릇이 나옵니다.
그렇게 조심히 시작하다가 기사 작성에 이제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기자처럼 긴 문장을 쓰며 멋지게 보이고 싶기도 해서 일부러 여러 문장을 섞어 아주 긴 장문을 만들었습니다.
그러기를 반복하다 보면 문장이 완전히 짬뽕 돼 버린 적도 있고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 할 때도 있습니다.
그제야 전에 받았던 교육에서 기자님이 긴 문장보다 짧은 문장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멋지게 문장을 만든 것보다 독자에게 정확한 진실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취재를 통해 저는 다양한 다문화 가정을 알게 되고 훌륭한 결혼이주여성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강한 생활력, 대단한 배려심, 왕성한 지식욕 등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았습니다. 그 분들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다문화 명예기자로서 3년째 기사문을 쓰고 있지만 갈 길이 아직 멀었습니다. 더 많이 배워야 합니다. 제 기사문이 독자에게 더 생동감 있고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기사문을 보면 공감할 수 있고 문화의 다리처럼 서로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아남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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