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산악저전거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한국철도 사이클팀 허승수 선수 |
국내에서 산악자전거(MTB)를 즐기는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많은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고 크고 작은 대회도 매년 열리고 있다. 그러나 활동 인구 대부분은 아마추어 선수로 엘리트나 전문 선수급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철도 사이클팀 허승수(20)는 국내 몇 안 되는 산악자전거 선수 중 한 명이다.
허승수의 첫 모습은 비슷한 나잇대의 운동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까맣게 그을린 피부와 튼튼한 다리, 부상으로 여기 저기 벗겨진 피부가 눈에 띄었다. 몸을 바짝 옥죄고 있는 사이클복이 아니라면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허승수가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또래 친구들과 동네 어귀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취미였던 그는 어느 순간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는 산악자전거 선수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종목 특성상 부상 위험도가 높아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로 응원하고 있다.
허승수의 첫 경기는 중학교 1학년 구미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챌린저'에서 9위 입상을 시작으로 이후 대회에서 조금씩 순위를 끌어 올렸다. 2020년에 열린 제12회 아시아 주니어 산악자전거 선수권대회 2위, 2022년 제 12회 청송군수배 전국 산악자전거 대회 1위에 입상하며 국내 산악자전거 최강의 자리에 등극했다.
허승수의 주 종목인 '크로스컨트리'는 산악지형을 있는 그대로 달리며 오르막, 내리막, 점프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종목이다. 허승수는 내리막을 내려오는 다운힐 기술이 타 선수들과 비교해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내리막 구간에서 좁고 비탈진 길을 나무 사이로 헤집고 지나가는 것이 매우 스릴 넘친다"며 "워낙 겁이 없는 성격 탓에 부상을 달고 살지만, 선수로써 가져야 할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국내 산악자전거 선수층을 비롯해 훈련 환경은 외국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비인기 종목 선수의 설움도 허승수가 선수 생활을 유지하는 한 극복해야 한다. 그는 "도로나 트랙선수들에 비해 산악자전거 선수로 활동하는 현역 선수는 많지 않다"며 "평소 연습은 식장산을 비롯해 우성이산(시민천문대)인근에서 하는데 가능한 등산객들 동선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곤 한국철도 사이클팀 감독은 "(허)승수가 실전에 버금가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대표팀 합숙 훈련기간 외에는 거의 업는 편"이라며 "대전 인근에는 정규 코스라 할 만한 장소가 없어 늘 아쉬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허승수의 최종 목표는 올림픽 출전이다. 국내에선 아직 산악자전거로 올림픽에 나간 선수가 없다. 허승수는" 다음 달 열리는 전국체전 금메달이 1차 목표이고 이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MTB로 국내 사이클 종목에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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