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를 잘 한다고 합주를 잘 부는 것도 아니고 합주를 잘 분다고 독주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시인과 수필가의 차이쯤 된다. 독주는 감성을 살려 맛깔스럽게 불러야 하지만 합주는 자기 영역만 악상기호에 의해 정확하게 불러야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색소폰 부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전공자가 적다는 것도 문제이다.
나이든 원장들은 대부분 군악대 출신이 많다. 젊은 원장 중에 간혹 색소폰을 전공한 분이 있는데, 우리나라 음대에는 색소폰 학과가 없다. 기악과에서 소수 색소폰 전공자가 있을 뿐이다.
색소폰 음이 불안정하여 오케스트라에 정식으로 아직 참여를 못하기도 하지만 가르침도 선생따라 제각각이다.
먼저 색소폰 피스를 입에 무는 방법부터 정립이 안 되었다
오리 주등이로 윗니로 피스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물고 아래 입술은 리드의 떨림을 느낄 정도로 6;4로 힘을 주어 물어주라는 방법과 입 꼬리를 당기고 텐션을 준 아래 입술 위에 리드를 올려야 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아래 입술의 활동이 소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전자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독주는 서브톤, 칼톤, 비브라토, 벤딩, 꾸밈음등 각종 기교가 필요하지만 필요한 부분에만 한 두번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며, 합주는 악상기호를 잘 숙지하여 디테일하게 단원들이 입을 맞춰 불러야 편곡자의 의중을 잘 표현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합주에서는 표준음, 스타카토, 텐유트, 엑센트를 구분하여 부는 일이다.
표준음의 길이는 3/4길이로 불고 나머지1/4은 공명을 주며, 스타카토는 표준음의 2/4로, 텐유트는 표준음의 4/4로, 엑센트는 표준음의 3/4으로 불 돼 강하게 불어야한다.
이 부분만 잘 표현해도 아마추어 연주자에게는 격 있는 연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강하게, 쎄게, 크게를 구분하고 약하게, 여리게, 작게를 구분하여 소리를 낼 수 있다면 대단한 실력자라고 생각된다.
요즘 공연할 때 대부분 반주기를 틀어 놓고 떼 창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것이 합주의 기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색소폰을 가지고 공연한다 해도 키보드와 드럼 그리고 일랙과 베이스 기타가 참여하여 기계음 없이 지휘자의 지휘로 이루어진 공연이 진짜인 것 같은데 길거리 공연이나 색소폰경연대회에서도 보면 반주기만 틀어놓고 떼 창을 하고 있다.
대전 색소폰 동호회에서 합주에 참여하는 분 중 최고령자는 중학교 교장을 지내신 88세 된 할아버지가 계시다. 악보를 보기 위해서는 시력이 좋아야 하고, 합주는 남이 부르는 것도 잘 들어야 되기 때문에 청력도 좋아야 한다.
이렇듯 몸의 컨디션이 좋아야한다. 할아버지는 이를 극복하고 앉아서 분다. 허리가 아파서 노래 한 곡을 서서 부르지 못하지만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앉아서 부르면 되기 때문이다. 1시간 연주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으시다. 더구나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감기도 잘 걸리지 않고 치매에 걸릴 확률도 떨어질 것 같으니 좋은 것 같다.
노년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 하루를 보내는 시간이 바쁘다면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공연하기 위해 음향기기 운반할 때 힘이 달려 돕지 못하지만 용돈 아껴 단원들에게 가끔 밥을 사면 된다.
취미생활은 적당히 바쁘게 젊게 사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러다 너무 오래 사는 것도 문제겠지만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동호회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살짝 미치면 인생이 즐겁기 때문이다.
김기태/수필가
김기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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