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하지만 이른바 '조문 취소' 및 비속어 논란 등에 휩싸였고 정상회담을 둘러싼 진통 등 구설에 올랐고 야당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충청권으로선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지에서 윤 대통령과 깜짝 회동하면서 지역 현안 관철에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유엔 총회 연설이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국제규범과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며 연대 강화를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라고 추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각종 정상급 외교도 이어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도 별도로 면담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약식회담을 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런던 엘리자베스 여왕 국장과 뉴욕에서 두 차례 만났다.
경제적 성과도 있었다. 뉴욕에서는 '투자가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11억5천만 달러 규모 투자유치를 지원했고, 광물자원 부국인 캐나다에서는 리튬·코발트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주력했다.
물론 순방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장례식 전날인 지난 18일(현지시간) 여왕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유해를 참배하려던 계획이 불발되자 '조문 취소' 논란으로 번졌다. 대통령실은 교통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영국 왕실 측 안내에 따라 이튿날 조문록을 작성했다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조문없는 조문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는 '48초 스탠딩 환담'에 그쳤고 2년 9개월여 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도 30분 약식 회담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순방 막판 뜨거운 감자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직후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내용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미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의 거대 야당을 지목한 것이며, ○○○도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야당으로부터 "외교참사" 공격을 받았다.
충청권으로선 이번 윤 대통령 출장에서 톡톡히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1일(현지시간) 뉴욕대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20일 오후 (현지시각) 뉴욕 동포간담회에서 각각 윤 대통령과 만났다.
이 시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뉴욕시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전시와의 3각 협력을 잘해달라는 주문을 받았고 김 지사 역시 윤 대통령과 지역 현안 등에 있어 긴밀한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충청의 아들'을 자처해 온 윤 대통령이 해외에서도 고향을 챙긴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달리면서 향후 지역 현안에 대한 탄력이 기대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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