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0원에 출발한 후 곧바로 14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년 '자율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외환위기(1997~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단 두 차례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0.75%포인트(자이언트스텝)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연준이 3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최후의 안전 자산으로 불리는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는 것.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폭별로 원달러 환율은 1410~1434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34원, 0.5%p 인상할 경우 환율은 1410원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 현재는 전날 연준의 자이언트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0.625%포인트 높아져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민간의 금융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환율 상승을 막기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원-달러 환율 흐름 관련 환율 수준 이면에서 가격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흐름, 수출·수입업체들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 해소 등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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