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돈여중 탁구부 박가현(16)은 중등부 최강으로 최근 올해 열린 국제대회에서 연달아 입상권에들며 올포디움을 달성했다(대한탁구협회) |
호수돈여중 탁구부 에이스 박가현(16)에게 탁구공의 핑퐁 소리는 어떤 음악보다도 즐겁게 들렸다. 탁구부 코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탁구와 친해졌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협회장기 탁구대회 3위에 입상하며 기염을 토했던 박가현은 올해 5월 폴란드 블라디슬라보보에서 열린'WTT 유스 컨텐더 블라디슬라보 2022' U-15 단식에서 우승을 거뒀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유망주들을 연달아 잡아냈고 결승에서 국내 라이벌 안양여중 최예서를 3-1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 선수는 앞서 2월 벨기에 스파에서 열린 국제탁구대회에 U-15부 결승 우승, 이어 열린 프랑스 메츠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올해 참가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거두며 올 포디움을 달성했다. 올 포디움(All Podium)은 한해 치러진 국제대회에서 3회 이상 입상하는 경우에 주어지는 타이틀로 주로 국제대회 입상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박가현은 "우승 자체 보다 외국에 나가 탁구 강호들과 경쟁하며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이 인상 깊었다"며 "국내 경기도 쉽다고 볼 수 없지만, 탁구 스타일이 전혀 다른 외국 선수들과의 경험이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열린 국제대회와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로 대회가 열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박가현은 "부족한 실전 경험으로 혹여 기량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3학년 올라오면서 대회가 많아지고 입상 경력도 쌓을 수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선수의 롤모델은 중국 탁구의 영건으로 불리는 쑨잉샤(20)다. 최근 열린 세계 대회에서 여자탁구 톱 랭킹에 오른 선배들을 연달아 격파했고 세계 랭킹 1위 첸멍의 뒤를 이어가는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박가현은 "쑨잉샤는 포핸드가 강력하고 세계 여자선수들을 통틀어 기술이 가장 뛰어난 선수"라며 "힘과 기술을 절묘하게 구사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산 호수돈여중 탁구부 감독은 "박가현의 백핸드와 드라이브가 매우 좋은 선수"라며 "백핸드에선 중학교부에서는 최강의 기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핸드와 드라이브에서 세밀한 움직임만 보완한다면 국가대표까지 성장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박 선수는 중학교부에서 라이벌이라 할 만한 선수가 거의 없다. 고등부로 매칭을 끌어올려도 게임 내용에서 밀리지 않을 정도의 기량을 자랑한다.
박가현은 "중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상위 레벨에 있는 고등부 선배들을 이겨보는 것이 목표"라며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려 실업팀과 국가대표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아보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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