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이 XX들", "X 팔려서" 등의 발언이 한국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해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정황상 '국회'는 미국 의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은 즉각 포문을 열고 윤 대통령에 십자포화를 쏟았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과 관련해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한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대형 외교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쏘아 부쳤다. 이어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고 비판했다고 공세수위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나아가 "외교 라인의 전면적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외교의 실패는 정권의 실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과 국민 전체에 고통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다음 회의가 많이 지체되서 부리나케 나가면서 하신 것으로, 무대 위 공적 말씀이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말"이라며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하고 그런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영상의) 진위도 판명을 해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그런 일로 외교참사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21일 한미 정상 간 환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9월 19일부터 21일(현지시간)까지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 측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한미 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답변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미국 뉴욕=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