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실제 독감은 코로나19와 비슷한 발열·기침·인후통 등의 이상 증세를 보여 일반인은 물론 의료진도 정밀검사 없이는 구분해 내기 어렵다.
최근 독감 확진을 받은 김 모씨(대전·27)는 "자고 일어나니 39℃ 발열과 함께 어지러움이 느껴져 쓰러질뻔했다"라며 "코로나19에 감염된 줄 알고 병원을 찾았는데, PCR검사를 두 차례 받은 결과 독감으로 최종 확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상 증세가 나타났을 경우, 독감 또는 코로나19 중 무엇에 감염됐는지 여부는 PCR검사를 통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PCR 검사를 하면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종류를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은 최근 각 지자체에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모두 접종시키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여운성 감염병관리과장은 "질병청으로부터 두 종류의 백신을 모두 투약하라는 접종 권고 지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물리적으로 '트윈데믹'이 가능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황은 이렇지만, 정부는 조만간 일부 남아있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히 해제할 예정이다. 정부 감염병 정책에 공식 자문역할을 하는 전문가 그룹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가 전날 회의에서 실외 마스크 의무는 전면 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방역당국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시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 중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해제를 결정할 방침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코로나19와 전염되는 방식이 비슷한 독감은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데, 지난 2년여 동안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과 시민들의 실내외 마스크 착용 준수 등으로 환자가 줄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실제로 실외 마스크 착용해제를 강행할 경우, 전염이 가속화 돼 트윈데믹이 올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트윈데믹 우려에 대해 대전시 김혜경 감염병관리과장은 "어린이·임산부·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됐다"면서 "일반시민도 유료로 접종이 가능하며, 앞으로도 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감과 코로나19 검사 모두 의료급여를 통해 보험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본인 부담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지역 의료계도 독감 유행이 예고된 만큼 시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정인범 교수는 "최근 몇 년간 독감 환자 발생이 적었고, 이에 따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건수도 줄면서 일반시민들이 독감에 대한 저항성이 많이 약화됐다"라며 "집단면역이 약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단면역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감 예방접종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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