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각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원활한 경호 등을 위해 이날 유엔본부로 통하는 도로는 뉴욕 경찰에 의해 모두 차단됐다. 유엔본부에 접근하지 못한 각 나라의 시민들은 이곳에서 비교적 눈에 잘 띄는 시내 주요부에서 집회를 열고 목청을 높였다.
유엔본부에서 한 블록 떨어진 인도에선 이란 국민과 이란계 시민 30여 명이 자국의 정치범을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었다. 필리핀 영사관 앞에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고 인근에선 환경 단체가 지구 온난화 등을 경계하며 세계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같은 주장들은 얼마 전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서해 피살 공무원 가족이 미국 뉴욕 주유엔 북한 대표부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문에서 북측에 조문단 파견과 진상조사 유가족 현장 방문 등을 요청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뉴욕=강제일 기자 kangjeil@ 제77차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서 이란계 시민들이 자국의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 전환기 해법의 모색'(Freedom and Solidarity: Answers to the Watershed Moment)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의 수호를 위해 국가 간 협력과 국제연대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미래세대의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 국가 내에서 어느 개인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대해 그 위협을 제거하고 자유를 지켜야 한다"며 "국제사회에서도 어느 세계 시민이나 국가의 자유가 위협받을 때 국제사회가 연대해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강제일 기자 kangjeil@ 미국 뉴욕 유엔본부 건물 |
윤 대통령은 "우리 현대사는 연대하고 힘을 합쳐 자유를 지키고 문명적 진보를 이룩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출발점은 우리가 그동안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축적한 국제 규범체계와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뉴욕=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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