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치구의회 정례회 모습 |
대전 동구와 유성구·대덕구의원들이 임기 후 첫 정례회임에도 단 1명도 구청장과 질의와 답을 주고받는 구정질문에 나서지 않고 있다.
초선은 물론이고 재선과 다선 의원 모두 견제해야 할 구청장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20일 취재결과 이번 정례회에서 5개 자치구의회 중 중구와 서구의회 2곳에서만 구정질문을 진행한다. 구정질문은 구의회의 대표적인 집행부 감시와 견제 기능 중 하나로, 집행부 수장의 정책과 추진사업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권한이다.
중구의회에선 안형진·류수열 의원과 초선인 유은희 의원 등 3명이 23일 본회의에서 구정질문에 나선다. 서구의회에서는 서다운 의원이 30일 본회의에서 서철모 서구청장에게 구정질문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동구의회와 유성구의회, 대덕구의회에는 구정질문을 하는 의원이 단 1명도 없다. 동구의회와 대덕구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수이고, 특히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견제하는 유성구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임에도 한 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다.
모 유성구의원이 "의회 합의를 통해 10월 임시회 때 구정 질문을 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규칙상 구정 질문 시기가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닌 만큼 이번 정례회 때도 구정질문을 신청한다면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동구의회도 마찬가지로 "구정질문 일정은 10월 임시회 기간에 있다”며 이번 정례회에선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 박영순 동구의회 의장은 "선거 때문에 원래 7월에 하는 정례회가 9월로 미뤄진 것"이라며 "이번 정례회 일정은 조례, 추경, 2021년도 결산 심사 이렇게 세 가지밖에 안 한다. 이번 일정에 구정 질문이 들어가면 회기 일수가 늘어난다"고 했다.
대덕구의회는 더 심각하다. 이번 회기에 구정 질문 일정이 있었음에도 신청한 의원이 1명도 없다. 초반부터 여야 간 원 구성 문제로 파행을 거듭했을 뿐 아니라 이번 정례회 때 의원 발의 안건도 1건에 불과한 마당에 구정질문까지 하지 않아 "일은 하지 않고 행사장만 다니고 있다"는 비판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
구의회의 안일한 의정활동에 집행부에서조차 놀랄 정도다. 대전의 모 구청장은 "정례회 때 구정질문 하나 없는 것은 처음 본다"며 오히려 의회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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