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워지며 반려식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진=이유나기자. |
식물을 이용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식물 전문 서적과 커피를 같이 파는 전문서점,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인 '플랜테리어' 전문업체도 생겼다.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집사'라는 호칭을 붙이듯,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는 '식물 집사'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식물병원도 늘어나며 2018년 52명이었던 수목치료 기술자가 지난해 기준 1186명까지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기준 화훼재배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1만 2836원으로 지난해(1만 2126원)보다 6.1% 올랐다.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5%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11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코로나 전후 반려식물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소비자 비중은 51.11%에 달했으며, 지난 3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선 집안 장식 목적으로 분화를 구매한 비중은 2019년 20%에서 2021년 38.8%로 뛰었다. 농업기술포털 '농사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홈가드닝 매출은 2020년(600억)의 5배인 500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중고거래 플랫폼을 확인해보니, 요즘 뜨고 있는 희귀식물인 '몬스테라'는 크기와 상태에 따라 1만 원 미만에서 350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지역에서 희귀식물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손상기 씨는 "10년 전부터 희귀식물 인기가 시작됐다"며 "요즘엔 직장 하나로는 먹고 살기 힘들어지다 보니 '투잡'으로 식테크를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손 씨에 따르면, 희귀식물은 보통 잎 한 장으로 거래되는데 몬스테라 잎 한 장은 100만 원, 분양은 1000만 원에 이르며 마니아층은 방에 습도를 조절하는 정원을 만들어 키울 정도라고 한다.
식물을 판매하는 유보라 씨는 "희귀식물은 유묘일 때와 성묘일 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매력이 있다"며 "미세먼지, 황사 등 공기가 오염되고 집에 있는 시간도 늘어나며 식물을 가꾸는 손님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 반려식물이 암 환자의 우울감이 해소해주고 대사성 만성질환자의 허리둘레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에 사는 20대 A씨는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반려'식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A씨는 "식물을 기르며 우울함을 달랜다"며 "잘 키우진 못하지만 다른 생명에게 도움이 되는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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