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극복의 날] 국내 65세 이상 10명중 1명 치매환자 '치매가족의 눈물'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치매극복의 날] 국내 65세 이상 10명중 1명 치매환자 '치매가족의 눈물'

2025년 65세 이상 인구, 전체의 20.3% 전망
치매환자 수 86만명... 가족에 고통전가 심각
일각선 "치매 가족 스트레스 케어 사업 필요"

  • 승인 2022-09-20 17:54
  • 신문게재 2022-09-21 1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새 비트맵 이미지 (3)
9월21일은 정부가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치매극복의날'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전에 거주하는 박 모씨(54)는 중증치매환자인 노모를 보살피는 조호자(助護者)다. 그의 어머니는 여든 살이었던 2018년 초기치매 판정을 받은 뒤, 최근 1년 사이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중증치매환자가 됐다. 중증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를 보살피는 데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간병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날이 갈수록 커졌다. 결국, 박 씨는 노모를 요양시설로 보내기로 결심했다. 가정에서 보살피려면 가족 중 누군가가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결정적으로 어머니 봉양을 놓고 가족 간에 욕설이 오가는 등 불화의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노모의 입소를 하루 앞둔 박 씨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로 우리나라에서는 '치매 극복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수는 올해 4월 기준 86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6.5%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이면 국민의 20.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의학계에 보고된 자료에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10%가량이 치매환자이며 국내 치매 환자 수는 8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치매 환자 간병과 돌봄을 담당하는 그의 가족까지 더하면 치매로 고통받는 인구는 두 배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이어진 저출산으로 인해 급박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노인 치매는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국 각 지자체에 매칭방식으로 예산을 배분, 다양한 치매예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 지자체별로 추진기관은 광역치매센터와 치매안심센터이며, 시·도 단위의 광역치매센터는 지역별 치매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교육 및 캠페인 등을 담당한다. 시·군·구청 단위로 운영되는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실질적인 환자치료와 돌봄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지난해 광역치매센터에 총 예산 5억9400만원, 치매안심센터에 48억3000만원을 투입했고 충남도는 치매안심센터에 총예산 149억원, 광역치매센터에 총 6억원 가량을 집행했다. 지난해에는 한시적으로 광역치매센터운영지원 명목으로 5000만원 예산을 편성해 추가 지원했다.

치매의 전초 격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료하기 위함이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감퇴했지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태는 치매를 가장 이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단계여서 지자체별로 초기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별로 다양한 치매 극복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치료 시기를 놓쳤거나 노환으로 인해 이미 중증이 된 치매환자를 보살피는 가족들이 그 사례다.

중증치매환자 보호자인 박 모씨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그동안 무료로 치료를 받았지만, 사실 간병비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다"면서 "하루 간병비가 13만원 가량인데, 한 달에 300만~400만 원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동생이 집에서 몇 개월간 어머니 수발을 들었는데, 어머니의 인지능력이 아기 수준으로 같은 말을 수백 번 반복해 여동생과 매제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면서 "현실적으로 중증치매환자를 가정에서 보살피기 어려운 만큼, 국가가 나서서 사회보험체계 속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치매관리사업의 문제점으로 치매환자에게만 집중된 현실을 지적한다.

대한치매학회가 치매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8%가 가족 간병으로 인해 직장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7%는 직장을 그만뒀고, 51%는 근무시간을 줄였다고 각각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치매는 암과 같이 환자의 유병기간이 길어질 경우 그의 가족들은 부담감과 우울증 등을 겪어 결국 삶의 질을 떨어트리게 된다"면서 "가족 간호인의 심리적 부담과 돌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각종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