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있다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있다

  • 승인 2022-09-19 17:16
  • 신문게재 2022-09-20 18면
  • 이성희 기자이성희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전 서울교통공사 직원으로 피해자와는 입사 동기인 걸로 밝혀졌다.

피의자는 지난해 10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촬영물 등 이용협박)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회사에서 직위해제 후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왔다.

그 후 피의자는 합의 종용 등을 담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며 스토킹 범죄 처벌법 혐의도 적용받고 있었다. 숨진 역무원은 지속적인 스토킹 피해를 당해왔고 끝내는 그 피의자 손에 죽임을 당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검찰에 접수된 스토킹 사건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는 월평균 136건, 2022년 1분기엔 486건, 2분기엔 649건이 접수됐으며 긴급응급조치는 총 2725건, 잠정조치는 총 4638건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응급조치는 주거지 100m 내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명령이며 잠정조치는 긴급응급조치에 대해 유치장 및 구치소 유치까지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스토킹은 끔찍하고 심각한 범죄이다. 남자와 여자, 연예인과 팬 등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사랑 표현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결코 과해서는 안 되며 상대방이 싫다는 표현을 명확히 했으면 그걸로 끝내야 하는 것이다.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했을 때는 남녀 간의 사랑을 보는 시각도 '정성이 부족해 그 사람과 연결이 안 된 거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으니 계속 어필해라'라는 말들을 하며 주변에서 어느 정도(?) 스토킹을 부추기기도 했다.

현재 스토킹 범죄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어 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나타내면 처벌을 할 수 없는 범죄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 보호를 위한 수사기관의 초기 개입이 어렵고 가해자가 합의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만나며 폭행, 살인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신당역 살인사건 이후 정치권과 사법부에서도 스토킹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천명하며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토킹 범죄 발생 초기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을 신설해 2차 스토킹 범죄와 보복을 예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요소를 철저히 수사하고 가해자에 대한 접근 금지 및 신속한 잠정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구속영장도 적극적으로 청구해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력 범죄로 악화될 우려가 있는 스토킹 범죄는 싹부터 잘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고 범죄에 대한 형량 역시 높아져 피해자와 사회로부터 단절시킬 수 있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번 싫다면 싫은 겁니다. 이성희 뉴스디지털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