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영 작가 |
이덕영 작가(33) 작품은 기존에 알던 바다의 물결도 산의 모습도, 건물의 형태도 아니다. 물결이지만 또 다른 패턴으로, 바다를 보면서 빌딩 숲을 연상케 하는 등 이질감을 자극한다.
대전 동구 미룸갤러리는 15일부터 10월 말까지 '젊은 작가 두 사람展'을 주제로 대전 출신 작가의 릴레이 개인전을 선보인다.
첫 번째 전시 주자인 이덕영 작가의 개인전은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20일가량 이어진다. 100호부터 2호까지 네 군데의 전시 공간에 16 작품을 내걸었으며, 지난해 경험했던 여행 이전과 직후의 작품들도 구성했다.
전시 오픈 날인 15일 오후 갤러리에서 만난 이 작가는, 작품에서 느껴질 법한 섬세함과 달리 큰 키와 체구에 소탈하고 수수한 30대 청년 자체였다.
이 작가의 작품은 예전 만화책의 그림기법을 닮아있다. 제소를 긁어내고 덧칠하거나 펜으로 선을 겹겹이 쌓아 올려 또 다른 형체로 완성 짓는다.
9월 15일부터 10월 4일까지 대전 미룸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덕영 작가 전시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1990년생인 이덕영 작가는 목원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2016년 '산책'(대전 우연갤러리)를 비롯해 2019년 '비만도시'(대전 아트스페이스128), 2020년 아트랩대전 '깎여진 공간'(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프로젝트룸), 2021년 '표류여행'(아트스페이스 128) 등 개인전을 선보였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우리는 매우 복잡한 구조 속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매우 단순한 구조 속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매일같이 사람들은 일상에 무언가를 상실해 가기 때문"이라며 "감정과 물질, 이념과 사상, 그리고 사람을 잃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일상은 보이지 않는 상실로 가득 차 있는 미완성 공간이라는 생각을 한다"며 작품 의도를 언급했다.
전시작 가운데 '두 기둥'은 도시에 즐비하게 늘어선 나무와 전봇대의 반복적인 모습을 통해 자연이 인공물 취급을 받는 느낌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지난해 말 다녀온 여행 이후 작품성향이 크게 변했지만, 아직 정착하지 못한 '현재 진행형' 상태"라며 "정립되는 느낌을 찾을 때까지 정진 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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