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휘 대전시의원. |
50여 년 전 연구단지 조성 당시에는 행정구역이 충남 대덕군이였다. 따라서 그때는 대덕연구단지라는 명칭이 맞았다. 하지만 1983년에 대덕군이 대전직할시로 편입되었고 해당 부지 대부분은 대전시 유성구 일대에 위치하게 되었다. 외지인들은 대전시 대덕구에 연구개발특구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덕구에는 아주 일부만 있을 뿐이고 사실은 유성구에 있는 것임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국회에서 대덕구에 예산지원 얘기를 하면 "대덕특구에 그 많은 예산이 내려가는데 또 예산 요구를 하느냐"는 말을 듣는 헤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도시 브랜드 마케팅 시대다.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대전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총회도 열린다.
전국에 연구개발특구가 5곳이 있다. 광주연구개발특구와 대구연구개발특구, 부산연구개발특구, 전북연구개발특구, 그리고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데 대전에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만 유일하게 대전이란 지명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과학 수도’ 대전, 과학의 메카 대전이라고 하면서 정작 대전엔 대전연구개발특구가 없다. 포항에 포항제철이 있다고 하는 것과 당진에 현대제철이 있다고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도시를 홍보하고 이미지를 제고 하는 도시 브랜드 마케팅에 유리하겠는가?
현재와 미래를 위해 대전연구단지로 명칭 변경을 제안한다. 사실 이 제안의 목적은 단순히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명칭의 변경은 우리 지역과 진정한 상생·협력이라는 의미를 제고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50여 년 시간 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이루어낸 연구의 성과와 과학 인재를 길러낸 훌륭한 업적에 비해 우리 대전지역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부분은 미약하거나 아니면 시민들에게 잘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진다.
대전시와 대덕특구 간 협력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이라는 한계로 대덕특구에서 대전지역만을 위한 협력사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진정한 지역발전과 지역주민을 위한 상생협력 사업은 우리 대전시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시가 출연연구기관 통합 홍보관과 견학프로그램을 운영할 시설을 대전역 중심으로 인근에 조성해 과학도시 대전의 랜드마크로 삼는 것이다. 일부 출연연들이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관련 전문성과 투입할 행정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그리고 대전역 인근으로 조성한다면 외지인들의 접근성이 좋아 과학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가장 강하게 전달할 수 있고 유성 쪽에만 치중된 인프라를 분산하여 원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둘째, 고경력 과학기술인을 활용한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이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더 활성화 시키기 위해 가칭이지만 '대전시 명예 연구원'으로 위촉하고 지원의 폭도 더 파격적으로 늘려 활성화하는 것이다.
셋째, 대덕연구개발특구 자체도 하나의 브랜드로 볼 수 있지만, 좀 더 특화 브랜드로 삼을 수 있는 명칭을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현재 엑스포공원과 국립중앙과학관, 스튜디오 큐브, 그리고 인근 연구기관을 묶어 '사이언스엑스포타워 테스트 필드'로 명명하고 대규모 테스트 베드를 수행할 수 있는 거대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것이다.
연구개발특구 조성 50주년을 미리 축하한다. 앞으로도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국가과학기술을 선도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와 함께 깊은 애정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명칭을 대전연구개발특구로 변경하는 것을 계기로 삼아 우리 대전시와 진정한 상생과 협력의 길로 나아갈 것을 희망한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부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