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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강력 긴축으로 우리 경제 부담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 역시 빅스텝(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에 개장하며, 7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88.4원)을 3거래일 만에 다시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4월 1일(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미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환율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설 것이며, 연말쯤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도 흔들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1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59포인트(1.53%) 하락한 2411.9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 넘는 하락세 기록, 24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면서 미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금융권에서는 다음 주 열리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100bp(1.0%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0%이고,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상단이 같다.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금리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도 다시 빅스텝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은은 금리 인상에 공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전날 공개된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위원들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국내경제의 하방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며 "속도와 정도를 신중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관련 대응조치를 점검하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비상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가용한 대응조치를 철저히 점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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