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곤(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
첫 번째, 어려서부터 접하지 못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10년 일제에 의해 강제 한일합방 이후 일본은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문화말살정책을 단행했다. 문화는 그 민족의 뿌리이기에 그 근본을 차단하기 위한 이유에서였다. 1945년 해방의 기쁨도 잠시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한 움직임이 우선이 됐다.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거뒀다. 1910년부터 1960년대 사이 태어난 우리나라 사람이 국악을 접하는 것은 국악 전공자들이나 국악 애호가들 외 환경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두 번째, 초등교육에서의 국악을 배우지 못함이다. 필자의 초중고 음악 시간에 국악에 대한 기억은 민요 '한강수타령'이 전부다. 물론 음악 시간에 배웠지만,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땐 초등 음악 교과서에 국악과 서양음악의 비중이 비슷하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최근 국악을 대폭 줄인다는 발표가 있었고, 지금도 국악인들이 교과서 국악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실정이다. '나라 음악'에 대해 적어도 초등교육과정에서 우리 음악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에 있는 국립국악원이나 국악연주 전문단체 외 지역엔 국공립 국악 전문단체가 없었다. 1981년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지방정부 최초로 설립되면서 각 지역에 전문연주 단체들이 설립되기 시작해 현재는 전국에 시·도립 전문연주단체가 있어 누구나 어디서든 국악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우리 음악
그렇다면 국악을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하는 게 좋은지, 국악이 장르별로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감상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자.
우선, 궁중음악은 연주자들이 '홍주의'라는 붉은색 옷을 입고 머리에 '복두(각이 지고 위가 평평한 관모)'를 쓰고 연주한다. 현악기는 당의를 입고 연주하기도 한다. 형형색색의 단아한 한복에 갓을 쓰고 민속 곡을 연주한다고 이해하면 일단 50%는 국악과 가까워진 것이다.
국악의 감상법을 몰라 접하는 것에 두려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일단 국악은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직접 들어보고 흥겹고 신나면 신나는 대로, 느리고 졸리는 음악은 졸리는 데로 연주를 감상하는 것도 추천해 주고 싶다. 장르가 다양하기에 처음 국악을 접하는 것이 궁중 음악인 정악을 감상하면 지루하다고 느낄 것이고 민요나 사물놀이를 접하면 신나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악의 장르도 알아보자. 국악은 크게 궁중음악의 '정악'과 궁중무용의 '정재' 그리고 가곡, 가사, 시조가 있으며, 민속 음악으로는 판소리, 민요, 가야금병창, 농악, 사물놀이, 시나위, 산조 등이 있다. 민속무용으로는 부채춤, 살풀이, 장구춤, 소고춤, 승무 등이 있다.
1960년부터 창작 음악이 시작되면서 현재는 국악관현악과 실내악, 국악가요, 중주, 독주곡 등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연주되고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위한 꾸준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요즘은 월드뮤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퓨전 그룹이 대세를 이루고 TV 오디션 프로그램 풍류마당 등 매스컴을 통해서도 국악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국악은 현장성이 매우 큰 음악이기에 국악을 더욱더 가까이하기 위해서는 라이브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는 9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둘째·넷째 주에 '토요상설국악' 공연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관람객에게 국악의 다양한 장르를 소개함은 물론 현장에서 라이브로 듣는 경험이야말로 국악의 다양한 장르를 이해하는데 최고의 국악 감상법이 될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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