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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집권 초반 국민에게 점수를 다소 잃었어도 그래도 믿을 곳은 집권여당뿐이라며 자신들에 거는 기대를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인사 등 여당의 잇단 실책과 관련해 극에 달한 국민 분노를 강조하면서 민심 이반을 부각했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홍성예산)은 중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태풍 힌남노 때문에 예산 사과 농장에 낙과가 많이 발생해 연휴 동안 그곳에서 일손을 도왔다"며 "이처럼 민생고가 깊은 데 여당은 내홍, 야당의 경우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바람 잘 날이 없다"고 꼬집었다.
우여곡절 끝에 정진석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와의 소송전이 여전한 국민의힘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수선한 정국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홍 의원은 "처음엔 국민의힘에 대해 화를 내시던 주민들도 마지막엔 집안싸움 그만하고 빨리 당을 수습해 민생을 챙겨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여당 책임론을 강조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아산갑)은 "새 정부 들어 국정 활력이 넘쳐야 하는 데 정치권이 민생은 뒷전이고 정쟁만 일삼고 있다고 (주민들이) 회초리를 드셨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 민생이 별반 나아지지 않았고 민주당의 경우 여당 발목잡기나 다음 총선만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냉랭한 명절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현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기회가 있다는 여론이 느껴졌다. 빨리 국민의힘이 정신 차려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채찍질을 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여당에 대한 발톱을 바짝 세웠다.
민주당 박영순 의원(대전대덕)은 "추석 명절 동안 재래시장에서 주민들을 많이 만났는데 민생과 관련해 지역화폐 온통대전 폐지 등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높았다"며 "영세한 소상공인들은 이와 관련 예산을 확보해서 온통대전을 존속해야 한다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년 예산 편성에서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강력히 비판한 것이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천안병)은 "고물가 등으로 서민 삶이 팍팍해졌고 워낙 경기 자체가 안 좋기 때문에 자연스레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과 실망감이 더욱 커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추석 연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여당이 휘청일 때 민주당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대안 제시 등 민생안정을 위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요청이 많았다"며 "특히 차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세종을)은 충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와 관련해 정부 여당의 의지 부족을 질타하는 민심을 옮겼다.
그는 "대선 공약파기 여론이 커지자 부랴부랴 예산을 1억 원을 태운(반영) 것으로 시민들에게 눈속임을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이라며 "2년 전 내가 30억 원에 불과했던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비로 117억 원을 증액 요구해 반영된 전례와 같은 수준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 여당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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