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전 유성구 한 과수원에서 한 농민이 수확을 앞두고 태풍으로 떨어진 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성희기자. |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초대형 태풍 '힌남노'로 농산물 가격이 또다시 뛰었다. 낙과와 상품성 저하로 농민들의 시름도 커졌다.
대전에서 과수원을 하는 A씨는 "태풍 때문에 낙과가 30% 정도에 이른다"며 "출하량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손실도 크다"고 하소연했다. 과일 중 배는 비교적 무거워 낙과율이 더 높은 편이다. 충남에서 과수원을 하는 원두연씨도 "낙과율이 심한 곳은 배의 경우 30~40%, 사과는 20% 정도 되며, 낙과가 되지 않더라도 태풍이 지나가면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올해는 탄저병으로 손해를 많이 봤는데 농민들의 보험 자기 부담률이 높아 혜택도 별로 받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로 인한 농작물 피해 규모는 1천320ha에 달했으며 농작물 침수 규모는 713ha, 도복(쓰러짐)은 256ha, 낙과는 351ha로 조사됐다.
이에 소비자가격도 오름세다. 대전에 사는 B 씨(50대)는 "요즘 채소가격이 많이 올라서 그런지 칼국숫집에 가도 쑥갓을 예전처럼 많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산물식품유통공사 KAMIS에 따르면, 6일 대전 역전시장 사과(홍로, 상품, 10개) 가격은 3만 400원으로 지난해(2만 7700원보다) 2700원 비싸졌다. 포도(캠벨얼리, 중품, 1kg)는 장마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대전 C-유통에선 지난해(6600원)보다 40% 이상 오른 9330원까지 뛰었다. 샤인머스켓으로 품종을 전환한 농가가 많아져 앞으로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랭지배추(상품, 1포기)는 대전 역전시장에서 1만 3000원에 거래되며 지난해(6000원)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배추 가격은 잦은 비와 작황 또한 낮아져 태풍 피해 여파로 출하량이 감소해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고랭지 무(중품, 1개)도 지난해(2487원)보다 85% 오른 4620원에 거래됐다. 대표적인 추석 나물인 시금치는 수요가 증가하며 지난해(1만 5865원)보다 70% 가까이 뛴 3만 870원으로 비싸졌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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