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 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
민선 8기 지방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민생과 정치 분열로 갈라선 국민을 통합하고 여야의 협치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선결과제를 풀어가기 위해 광역단체장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고 무거운 책임감과 능력발휘가 필요하다. 지방정부가 당면한 경제와 사회, 문화 분야의 굵직한 현안을 분석하고 정책 방향을 설정하여 이를 실행하기 위한 추진체계를 정비하는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정권 초기 대전시가 나아가야 할 문화정책 방향에 대해 필자의 짧은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민선 8기 문화정책은 진정 예술인과 시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지역 문화단체가 주최한 민선 8기 문화정책토론회에서는 문화정책과제로 문화클러스터 조성, 민관 문화 거버넌스 협력, 지역 문화기반시설 확충, 지역예술인 복지 및 권리보장 등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부분은 민선 7기에서 문화정책으로 일부 추진되거나 반복적으로 제시된 과제도 포함되어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시장 후보 시절 문화예술 공약으로 '대전예술인 중심 대한민국 예술 허브' 진흥을 위한 대전예술중흥 4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예술인 플랫폼 활성화, 둔산문화예술단지 리디자인과 갑천 주변 퍼블릭아트존 조성, 재원과 예술메세나&스폰서십 강화 등 실행안을 구상하였다.
민선 8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백서에는 문화예술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예술인의 욕구와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예술인 주도 '중장기 대전예술진흥종합계획'을 수립하여 대전 예술인 중심, '대한민국 예술 허브 대전'을 구상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한 추진기구인 '대전예술위원회'를 유사 위원회 통폐합 및 관련 조례개정을 통해 설치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법인 위원회는 민간인 영역으로 행정에서는 지원 사항으로 대전시는 심의 및 자문 역할이 가능한 예술인 주도 위원회 설치만 가능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술인 중심 문화예술정책의 명분과 형식은 그럴듯하지만, 예술인 중심이라는 민간영역과 정책영역인 대전시 행정과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전시는 올해 국비 확보액이 사상 첫 4조 원 시대를 열었고 이를 통해 '일류 경제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국비는 베이스볼드림파크 조성 50억 원과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조성사업 64억 원만이 국비로 반영되었다. 그동안 지역에서 오랜 시간 논의되었던 제2 예술의전당 건립이나, 제2 시립미술관 건립 등 문화 기반시설에 관한 내용은 빠져있다. 물론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고, 이와 관련 행정적 준비과정도 필요하다. 내년도 대전시 자체 예산에 부족한 문화기반시설 확충 사업이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민선 8기 대전시정 목표는 일류 경제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대전의 인구가 줄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타 도시를 전전하고 있다. 물론 경제가 중요하다. 그러나 도시의 품격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문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가 단순히 경제적 이유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결국 경제와 문화의 동반성장을 통한 도시 성장 전략이 민선 8기 문화정책에 반영되길 제안해본다.
또한 대전시정 목표와 추진과제에서 문화예술정책을 추진하는 주무 부서를 문화관광국으로 축소 개편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공약이 바뀌고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저하되는 것도 반복돼선 안된다. 정권 초기인 만큼 시민 공감대 형성과 중앙정부 정책과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갈망과 예술인의 염원이 담기는 민선 8기 문화정책 방향을 바라면서 4년 후 성장해 있을 대전문화예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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