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출신 박현주 작가가 핵사고가 일어나 한 도시가 혼돈에 빠져드는 가상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파이로'를 출간했다.<출처=모두의책협동조합> |
전작 '랑월'이 격량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민중이 꿈꿔온 민주주의를 이야기했다면 '파이로'는 핵발전의 실체와 현대인의 전기 에너지 사용에 대해 깊은 물음을 던진다.
파이로(pyro)는 그리스어로 '불'을 뜻하며 사용후핵연료의 건식 재처리 방식 중의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의 줄임말이다.
소설은 핵에너지연구원이 있는 가상의 도시 우인시를 배경으로 일어난 핵사고와 주인공 서연과 이웃들이 겪는 고통과 분노를 다룬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원자로와 핵 연구시설이 있는 원자력연구원 근처에 사는 대전시민의 모습과 오버랩 된다. 수년 전부터 대전시민들이 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와 실험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여오고 있기도 하다.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와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논란이 여전한 현실에서 어쩌면 이 가상의 이야기는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위험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익중 탈핵 전문가(전 동국대 의대 교수, '한국 탈핵' 저자)는 추천사를 통해 "핵발전 시스템은 일반인이 좀처럼 접근할 수 없는 견고한 장벽인데, 작가는 고단한 작업을 통해 감추어진 진실의 핵심을 간파했다"고 말했다.
박현주 작가는 "탈핵이 인권이나 민주주의처럼 보편적 가치가 되고, 핵 문제가 기후위기나 미세플라스틱처럼 눈 앞의 환경문제로 대중들에게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파이로'는 대전의 사회적기업 출판사 '모두의책협동조합'에서 발행했으며, 알라딘, 교보문고, 계룡문고와 지역 독립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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