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형 대전시무형문화재 제6호 불상조각장 |
이진형(69) 대전시무형문화재 제6호 불상조각장은 경쟁 사회에서 나를 내세우며 욕망과 저항을 일삼는 인간의 본성이 결국 자신을 헤칠 수 있다며 강한 눈빛으로 말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유성구 탑립동에 있는 여진불교조각연구소에서 이진형 전 여진불교미술관장을 만났다.
2005년 개인재산을 털어 여진불교미술관을 개관한 이 전 관장은 무형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재산권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2010년 공익법인으로 전환했다. 미술관은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서울 봉은사 원명스님이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여진불교미술관 야외정원.<사진=한세화 기자> |
여진불교미술관 전경.<사진=한세화 기자> |
왼쪽부터 이진형 조각장이 출토를 마친 불상의 원형을 조각하는 모습과 보완 및 영락장식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부여에서 태어난 그는 생계를 위한 호구지책으로 불교조각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1981년 불교조각원을 개원, 199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을 이수하고 같은 해 대전시무형문화재 6호 불상조각장에 지정돼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사찰 2000여 곳에 3500여 불을 조성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에 있는 원각사 주불을 제작했으며, 올해 대한불교 조계종단에서 세운 인도 분황사의 주불과 세종시 광제사 주불 제작에도 참여했다.
왼쪽부터 여진불교조각연구소 정문과 내부 전시실.<사진=한세화> |
여진불교조각연구소 옆 큰법당.<사진=한세화 기자> |
둘째 아들 이재석 씨는 북경 중앙미술학원 수료 후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현재 여진불교조각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남대 조소과 겸임교수 등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인터뷰 말미 불상문화재의 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보존'이라는 이 조각장은 "5~6년 전 보수한 무량사 주불이 논바닥처럼 갈라졌다"며 "제대로 된 보수방법과 절차를 기록한 교본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보나 보물 중 불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함에도 목조각장이나 석조각장의 손길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국가 차원의 불상조각장을 지정해 불교문화재 보존 유지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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