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이사장 |
역대급 비호감 대선과 지선으로 쌓인 정치혐오가 국민의힘 갈등 이슈를 통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은 갈등의 당사자들이겠지만, 이제는 갈등의 바깥에서 이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극적인 기사가 더 많이 클릭 되니 언론의 입장에서도 이를 끊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향한 차별적 발언과 갈라치기를 하던 당 대표와 권력욕으로 똘똘 뭉친 이들 간의 싸움 끝에 남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온 나라가 집중하는 것일까? 명분도 없고, 가치도 없는 권력투쟁에 우리의 온 신경이 집중되는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슈들이 묻히고 있다.
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 기후재난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시민들은 현재 어떻게 재난을 극복하고 있는지,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지방선거 이후 전국 곳곳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정책들로 인해 시민들이 겪는 혼란과 피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새로운 방역 시스템 속에 우리의 삶은 정말 안전한 것인지 논의하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보고 싶다.
정치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방법이라면, 또 그러기 위해 정치가 존재한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정치인들은 권력투쟁을 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지속해서 해결하는 정치인일 것이다.
권력투쟁의 뉴스보다는 민생을 해결해나가는 정치인들의 뉴스가 더욱 많이 보도되고, 이 뉴스들이 정치인들의 싸움보다 더욱 주목받게 만들어야 좋은 정치인이 나올 수 있다. 잘 싸우는 사람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국민의힘 갈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사실 개인적으론 기대가 1도 안 되는 싸움이기에 별로 관심도 없다. 그렇지만 이 싸움으로 인해 민생의 현안이 묻히는 것은 사양하고 싶다. 싸움을 말리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무관심이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으면 서로 지쳐서 안 싸우기 마련이다. 이 갈등이 하루빨리 무관심 속에 묻히거나 끝나면 좋겠다./김영진 사회적협동조합 혁신청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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