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Z세대 마음을 얻지 못하는 ESG는 실패한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기고] MZ세대 마음을 얻지 못하는 ESG는 실패한다?

서병권 / 경영컨설팅학 박사

  • 승인 2022-09-01 16:25
  • 신문게재 2022-09-02 18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미닝아웃, 가심비, 바이콧, 돈쭐… 요즘 MZ세대의 가치 소비를 반영하는 신조어들이다.

MZ세대는 1,2차 베이비부머의 자녀들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다른 이색적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치 소비 경험을 공유하며 시장과 산업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고, 모바일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 운동가'가 되어 각종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6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60%), 아프리카(16%), 유럽(8%), 남미(8%), 북미(7%), 오세아니아(1%)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커다란 시장 잠재력을 가진 MZ세대의 위세에 대해 크게 소비와 노동의 측면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소비의 측면에서는, 위의 신조어들이 말해주듯이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계적인 투자기업 블랙록의 래리핑크 회장도 CEO들에게 보내는 2019년 연례 서한에서 MZ세대 직원 중 63% 이상은 기업의 주요 목적을 더 이상 이윤 창출이 아닌 사회개선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가치 소비가 보여주는 파급력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보자.

대학가의 한 '프린트 카페'는 국제산림인증(PEFC)을 받은 친환경 종이만 사용한다. 사용하는 종이의 2.5배에 해당하는 나무를 더 심는 효과를 보고 있는 프린트 카페는 친환경 매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2년 새 10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했다.

비건 식품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언리미트'는 고기 맛과 향, 식감을 구현하면서도 100% 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대체육이다. 소고기 대신 언리미트 대체육을 1kg 생산할 경우 67kg 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의 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현미나 대두 등의 가공 단계에서 버려질 수 있는 재료를 업사이클링을 통해 영양소 풍부한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푸드 업사이클링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 회사는 10배의 매출 성장을 하고 있다.

두번째 노동의 측면에서는, 기업경영의 일원으로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MZ 세대는 직장 내 갑질 문화를 더 이상 두고만 보고 있지 않으며, 공정한 보상, 즉 자신이 올린 성과에 알맞은 보상을 원한다. 그들이 받는 처우나 보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여기면, 그들은 오너와 경영진에게 당돌하게 따진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각각 화상으로 직원들을 만났다. 젊은 직원들이 창업자를 향해 "인센티브와 보상 방안을 개선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자 직접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는데 보상이 그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불만을 당돌하게 쏟아낸 젊은 세대들에게 적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또한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해 회사에 공정한 처우나 보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사무·기술직 노조가 출범했다. 두 노조는 모두 MZ 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586 세대가 주축이 된 기성 노조가 일률적인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을 벌이던 것과 달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개인 성과에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NET-ZERO'운동, 'RE-100'운동에 따라 아마존도 초기에는 기업이 소모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RE-1OO을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MZ세대 노조원들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어 이를 다시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수정하여 선포하였다.

요즘 가치소비를 주도하고, 기업경영에 있어 직원들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 이들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한다면 ESG 경영은 성공할 수 없다.

서병권 대표
서병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금산 무예인들, '2024 인삼의 날' 태권도와 함께 세계로!
  4. 학하초 확장이전 설계마치고 착공 왜 못하나… 대전시-교육청-시행자 간 이견
  5.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1.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2.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3.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4.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5.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