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원장을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중도일보 DB] |
민선 8기 출범 두 달이 지나서야 대전시 수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만나는 데다, 최근 민주당이 이 시장의 정책 방향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서로 양측에게 쌓인 불만 또한 감지돼 지역 정가가 이들의 만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민주당 지역 국회의원 7명은 2일 국회에서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진다. 형식은 조찬을 겸한 정책협의회다. 이 자리에선 시의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협조 요청과 양측 간 구체적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지역을 이끄는 양대 축으로서 이들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행보지만,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이 시장을 향한 공세를 높이는 중이다. 앞서 민주당 시·구의원은 대전시의 주민참여예산 축소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시의원들은 9월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에도 나선다. 주민참여예산은 물론 도시철도 트램 건설 등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국회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대전시당위원장인 황운하 의원은 최근 주민참여예산과 지역화폐인 '온통대전', 보문산 목조전망대 논란을 짚으며 "충분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장철민 의원도 시의 '온통대전' 축소와 도시철도 트램 건설 방향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정치권에선 2일 만남에서 관련 현안이 다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견차를 좁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해당 사안들에 대한 이 시장의 주관이 뚜렷해서다. 때문에 얘기가 오가더라도 원론적 차원의 당부와 답변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전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박범계, 이상민, 박병석, 조승래, 황운하, 장철민 국회의원과 허태정 전 대전시장. [출처=중도일보 DB] |
이 시장 측도 할 말은 있다. 오히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군기'를 잡고 있다거나, '길들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지방정권은 국민의힘이 차지했지만, 중앙권력은 여전히 민주당이 쥐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물론 양측이 직접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작다. 첫 만남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표출하기보단 지역발전을 위해 함께 뛰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기 때문이다.
황운하 대전시당 위원장은 "대전시장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은 민주당 소속인 만큼 원활한 업무협조가 필요하다"며 "시민 삶 개선과 이익을 위한 일이라면 (당을 떠나)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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