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순 대전문인총연합회장 |
대전문학관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관 주도형 공립문학관으로 설립되었다. 대전에도 한국 문학사에 유명한 문인들이 여러분 있으나 그들의 문학을 집대성해놓은 사립문학관은 없다. 그리하여 대전 문인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에 작가별 전시 코너를 만들어 놓았다. 1층에 기획전시실을 두어 각종 전시회를 일 년 내내 운영해오고 있고, 문학 콘서트도 열어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회의실도 있어서 문학 강좌도 열어 대전문학동인회가 탄생했다. 회의실과 2층 문학 사랑방에 모여 시낭송회도 하고 시 합평회도 하고 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일들이 계절마다 새롭게 일어나니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유희처럼 아름답다.
시민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문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아쉬움을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규모가 좀 더 컸으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텐데, 회의실이 좀 더 컸었으면, 전시실이 더 있었으면,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었으면 시민들이 더 쉽게 더 많이 올 수 있을 텐데, 주차장이 넓었더라면, 작가들의 창작실이 있으면 좋겠는데, 열람실이 있었으면, 공연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등 등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 왔다.
올해에 새로 당선된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이 제2 대전문학관 설립을 발표하여 문인들은 물론 시민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들은 문인들과 시민들은 나름대로 새로운 문학관을 날마다 머릿속에 그리며 꿈에 부풀어있다. 새로운 문학관에는 이미 회자 되어왔던 시민과 문인들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작가 문학관과 달리 공공 문학관은 그 내용과 목적이 다르다. 작가 문학관은 문인 한 사람의 문학작품과 문학적 업적을 기리며 작가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주로 작가의 작품과 문학적 유품을 정리하여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광역시에서 건립하는 시립문학관으로서의 대전문학관은 지역 문학의 보전과 창달이라는 차원에서 개인 문학관과는 크게 달라야 한다.
지역 문학의 보전이란 대전시에서 문학 활동을 한 작가들의 작품과 문학적 업적을 보존하고 문학정신을 기리는 일이다. 이는 작고 문인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나타나는 문인들의 문학적 업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전문학관은 근대 작가 중심으로 전시되어있는데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 문인들의 작품과 문학정신을 포함해야 대전 문학의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
새로 세우는 대전문학관에는 전시 방법을 현대화하여 수많은 작가와 방대한 문학작품을 효과적으로 전시하기 위해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전통적 전시 방법은 진열장이나 벽면에 게시하여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현대는 메타버스(meta verse) 시대이며 관람자의 눈을 미래 세대에 맞추어야 한다. 인공인간(AI)이 도입된 메타버스 적 전시를 할 때 좁은 공간에 많은 전시를 할 수 있으며 작가(AI)와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 창작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문학관이어야 한다. 문학 활동 활성화는 전시, 공연 외에 강의, 창작과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과 접근성을 확보할 때 문학관의 기능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며, 연구와 공론을 거쳐 미래 세상에도 손색이 없는 새 시대의 대전시립문학관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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