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미제수사팀 가동 노하우 밑거름… 과학수사로 결실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전국 첫 미제수사팀 가동 노하우 밑거름… 과학수사로 결실

2001년 은행 권총 강도살인사건 검거
2011년부터 대전청 전국 첫 미제팀 가동
수사기록 15만쪽 쌓일 정도로 수사 계속

  • 승인 2022-08-30 17:50
  • 수정 2022-08-30 18:15
  • 신문게재 2022-08-31 4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경찰 브리핑1
백기동 대전경찰청 형사과장이 30일 오후 대전경찰청에서 2001년 대전 경찰관 총기 탈취 및 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21년 전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던 데는 과학수사 역량에 앞서 수사관들의 집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기 미해결 사건을 전담하는 수사팀을 11년간 운영하며 노하우를 축적한 것도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명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2001년 대전 둔산동에서 은행원에게 권총을 쏜 강도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전을 관할하는 충남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이듬해 12월 말까지 1년간 가동했다. 충남청 수사본부는 목격자와 전과자 등 5321명의 사건 당일 행적을 조사하고 용의 선상에 오른 차량 9276대를 조사했으며, 범행 후 대전에 잠적했다는 전제에서 통신조회 18만2378건을 진행하며 다각적인 수사를 벌였다. 그러고도 범인을 특정되지 않았는데, 피의자 이승만과 이정학 구속 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범행 후 대구 등 타지역으로 흩어져 서로 연락을 끊고 은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12월 대전경찰청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중요미제사건 수사팀을 신설해 살인 등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사건을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한 것도 중요한 계기다. 2004년 대성동 부녀자 살인사건을 흉기에 묻은 쪽지문으로 8년 만에 피의자를 특정해 검거했고, 2010년부터 전국 고급아파트만 109회나 턴 날다람쥐 절도범도 대전청 미제팀에 검거돼 수갑을 찼다. 이번 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에서도 미제수사팀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범행 차량에서 발견된 유아용 손수건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 의뢰했고, 결정적 유전자(DNA)정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피의자들이 범행 당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착용한 마스크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수집됐으나 사건 초기 검사에서는 유전자(DNA)정보 추출하지 못했다. 2017년 10월 손수건에서 불특정 남성의 유전자(DNA)정보가 나오면서 이를 검증하기 위해 그해 마스크를 재분석한 결과 손수건과 동일한 DNA가 검출됐다.



그만큼 극소량의 침과 혈액이 묻은 유류품에서도 유전자 증폭기술 발달로 과거에 기대할 수 없었던 유전자 검출을 이뤄냄으로써 진실규명에 한 발짝 다가섰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2015년 살인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되지 않았다면 수사를 지금처럼 계속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수사한 기록만 15만 쪽에 달하고 21년간 수사가 중단됐던 적이 없었는데 남은 미제사건도 이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임효인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