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사상 첫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가계재정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한도를 축소하거나 일부 상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발표한 '6월 중 대전·세종·충남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역 가계대출은 감소 폭이 확대됐다. 우선 대전의 6월 가계대출 잔액은 1836억원 하락한 19조 2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3.7% 감소한 수치다. 대출 하락은 주택담보대출이 하락을 이끌었다. 가계대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6월 1278억원 하락한 13조 6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
대전은 1월 가계대출이 1461억원 상승한 데 이어 2월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기 시작해 상반기 통틀어 7370억원 감소했으며, 주택담보대출도 1월 1818억원 상승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상반기 3145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꾸준한 가계대출 증가세를 보이던 세종은 6월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세종의 6월 가계대출 잔액은 685억원 하락한 7조 19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534억원 감소한 5조 2079억원이다. 4월 232억원, 5월 567억원으로 각각 상승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이 6월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가계대출은 상반기 578억원 감소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은 611억원 증가하며 소폭 상향됐다.
충남도 가계대출 상승세가 둔화 됐다. 충남의 6월 가계대출잔액은 170억원 상승한 17조 7074억원이다. 5월 606억원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좁아졌다. 주택담보대출은 5월 909억원 상승한 이후 6월 778억원 오르며 오름세가 다소 주춤했다. 충남의 가계대출은 상반기 1891억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가계대출이 하락하거나 둔화된 데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 요인이 컸다. 한은이 2021년 11월 1.00%에서 올 1월 1.25%로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4월과 5월 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이어 7월 한 달에만 0.50%포인트 인상한 뒤 8월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인상하며 기준금리는 2.50%로 인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도 9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날 한은이 발간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4.52%로 6월보다 0.2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3년 3월 4.55% 이후 가장 높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16%로 0.12%포인트 올랐으며, 이는 2013년 1월 4.17% 이후 최고치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대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가계대출 둔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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