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걸인들을 부르신다
여보시오 이리 오시오
밥은 먹었수 배고프겠구려
국밥 한 그릇 탁배기 한 사발
담배까지 손에 쥐어 주고
손 흔들어 보내신다
어느 날은
딱 한 주먹 남은 저녁 먹을 쌀을
아침을 못 먹었다는 아주머니 손에
선뜻 내어 주셨던 아버지
어린 딸은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버지 그거 우리 저녁 먹을 쌀인데요
"저 아주머니는 아침을 못 먹었다고 하잖니"
하시더니
빙그레 웃음 띤 얼굴로 들어가신다
마지막으로 내게 남기신 유언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며 살아라
아버지 제가 제일 가난한데요
찾아보면 있단다
한 평생을 그리 사셨던 아버지
우리 아버지 원망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버지 그 마음, 그 사랑, 그 모습
하늘 닮았다는 걸
이인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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