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희 지점장 |
대전은 대표적인 노잼 도시로 불리고 있다. 대전 최종 목적지는 결국 '성심당'이라고 대전 시청조차 인정하고 있으니 말 다했다. 혹자는 대전이 노잼 도시로 인구에 회자되는 상황을 오명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평소 재미와 동떨어진 나에게 내가 사는 도시가 남들이 노잼이라 부르는 것은 큰 타격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이 재미없는 도시라는, 어쩌면 인위적으로 부여된 이 도시의 정체성에 의문이 생겼다. 왜냐하면 꽤 만족스러운 ‘대전살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대전은 정말 재미없는 도시일까?
대전은 근대화 이후 양대 철도 노선의 분기점 역할을 위해 너른 들판에 세워진 계획도시였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의미의 도시, 광역 수준의 여타 대도시에 비해 역사가 짧다. 이는 오래된 문화유산의 부재를 의미한다. 또한, 도시의 역할 상 빼어난 광경보다는 위치적 효율성을 고려해 선정하고 개발했다. 물론, 산(보문산, 장태산, 식장산 등), 강(금강), 호수(대청호)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여러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대전이 바탕부터 노잼이 깔려있다 말한다. 그러나 늘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장담컨대 대전은 참 매력적인 도시다.
어릴 적 롤플레잉 게임을 해본 적 있는가? 롤플레잉 게임은 게임 내 도우미 캐릭터에게 임무를 받아 그 미션을 수행하며 목표를 달성해 나간다. 쉬운 미션도 있지만, 난이도가 높아 도무지 해결하기 어려운 난관도 많았다. 그래서 정 어려울 땐 게임 매뉴얼을 뒤적여 가며 문제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자, 여기 하나의 퀘스트가 있다. 바로 노잼 도시 대전의 매력을 찾아라! 나 역시 이 문제를 홀로 풀며 답답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다 하나의 매뉴얼을 발견했고, 그것의 도움을 받아 여전히 대전을 KNOW잼 해 가고 있다. 그래서 대전이 노잼이라 고민인 사람들에게 대전 유잼 공략집 '월간 토마토'를 소개하고 싶다.
'월간 토마토'는 대전 중동에 위치한 지역 출판사다. 대전 지역 이슈를 중심으로 월간지를 발행하며 도시민의 삶과 가치를 담은 콘텐츠를 생산한다. 내 평생 2/3 이상을 살아온 대전을 놀랍게도 월간 토마토를 읽으면서 새로 알아가고 있다. 월간 토마토 안에는 지역 주민이 함께 고민할 동네 문제, 잊혀가는 옛 마을의 기록, 대전 내 문화·예술 정보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이곳 대전에 사는 사람들의 향기가 스며져 있다.
월간 토마토를 읽으며 생긴 취미가 있다. 토마토에 소개된 공간이나 문화, 예술, 전시 등에 참석하는 것! 8월 호에선 도심 속 작은 양조장 '주방장'이 나와 방문할 계획이다. 공유 텀블러 사업인 선화 보틀에 대한 정보는 덤이다. 매달 새로운 이야기가 넘쳐 난다. 토마토를 보며 대전에도 참 재미난 삶들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서울 중심의 시대, 토마토는 지방러의 소외감을 토닥여주며 위로를 선사한다. 이런 재미, 나만 알 수 없다. 더 이상 누구도 노잼 대전이 아닐 수 있게 대전 시민들이 토마토 매거진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조천희 지에이코리아 한밭지사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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