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삼킬 듯한
여름의 열기 때문에
할 말을 잃었다 모두들
갈라진 땅거죽
야위어진 흉한 몰골
힘들고 지쳐 있을 때
민망스런 햇살
몰려드는 먹구름에
자리를 내어주면
구름은 구원투수인가
더위를 밀어내는
소나기의 연주에
응어리진 멍든 가슴
눈 녹듯 사라지는
빗물의 교향곡
얽힌 실타래
하나하나 풀어
보듬어 준다.
꽃보다 아름다운
농익은 열매들의 웃음
들녘에 울려 펴지는
9월이 성큼 다가오면
녹음을 수놓았던 여름은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며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주겠지.
염재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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