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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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점입가경

정치행정부 송익준 기자

  • 승인 2022-08-28 10:51
  • 신문게재 2022-08-29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송익준
송익준 기자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렇다. 이젠 막장 상황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궁금할 지경이다. 5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수권 정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최소한의 품격은 물론이고 일말의 책임감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권력다툼이 한창이다. 당 안팎의 우려가 큼에도 국민의힘은 요지부동이다. 당내 권력을 쥐기 위한 투쟁과 갈등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현재 국민의힘은 총체적 난국이다. 애써 띄운 비상대책위원회가 무용지물이 됐다.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다. 당에서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정당자치라는 헌법정신을 훼손했다"는 항변은 공허하다. 정당 자치가 과연 잘 굴러갔는지 돌이켜보면 답은 금방 나온다.

현 사태는 국민의힘이 초래했다. 30대 젊은 당 대표와 '윤핵관'으로 대표되는 실세 그룹의 집안싸움이 당을 망쳐놨다. 애초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무리였다. 그의 불미스러운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의 징계 추진은 윤리적 판단이 아닌 정치 행위였다. 당장 이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고 당은 죽자 살자 내분에 들어갔다. 결과는 이 모양 이 꼴이다.

책임은 양쪽 모두에게 있다. '윤핵관' 그룹은 이 전 대표를 찍어내기 급급했다. 명분과 절차는 논외였다. 당권 장악이란 목표 아래 눈엣가시였던 이 전 대표를 사실상 축출했다. 그렇다고 이 전 대표가 피해자는 아니다. 조롱 섞인 비난과 남을 헐뜯는 극언을 일삼았다. 젊은 보수 리더로서 남을 품기보단 쏘아붙이기 바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당권 투쟁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으르렁거릴 때가 아니다. 부끄러움부터 느껴야 한다. 사법부의 정치개입을 초래한 데 대해서다. 사안이 그랬던 만큼 법원의 판결은 정치적이었다. 당 사정이 '비상'인지를 가렸고 비대위 전환 절차가 문제가 없는지 판단했다. 그러면서 모든 과정이 정당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봤다. 정치권을 향한 뼈아픈 지적임과 동시에 "잘 좀 하라"는 일종의 훈수다. 거품을 물 게 아니라 고개부터 숙여야 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함께 흔들리는 상황이다. 하루빨리 혼란을 잠재우는 일이 시급하다. 당은 중립 성향의 의원들로 지도체제를 새로 꾸릴 필요가 있다. 전권을 위임해 집안싸움의 흉터를 지워야 한다. 이 전 대표의 책임 있는 행동도 필요하다. 장외 여론전을 펼치기보단 자중하며 수습 과정에 협조하는 게 마땅하다. 그것이 정치고, 리더의 자세다.

/정치행정부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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