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연 2.50%까지 기준금리가 오른 건 2014년 8월 이후 8년 여만이다. 금통위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건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기준금리는 2020년 제로금리에서 빠르게 올랐다.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춰 0.75%로 내렸다. 같은 해 5월 추가 인하를 통해 0.50%까지 내렸다. 그러다 2021년 8월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11월, 올해 1월, 4월, 5월, 7월 각 0.25%포인트씩 여섯 차례, 0.50%포인트 한 차례 등 총 2.0%포인트 인상 시켰다.
금통위는 금리 인상 배경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 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 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자본 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기조 유지엔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단 판단이 작용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1998년 11월 6.8% 인상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향후 1년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역대 최고였던 7월(4.7%)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태도 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2.50%로 미국(2.25~2.50%)과의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졌지만, 9월 미국 연준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나오면서 미국이 다시 우위를 점하면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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