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선 대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운수종사자의 택시업계 이탈현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23일 중도일보와 만난 강용선 대전시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규제에 치중한 택시행정이 기사들의 이탈을 초래해 결국 택시대란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76개 택시법인 업계를 대표하는 그는 규제만 지속하는 정책 탓에 기사들의 직군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손꼽았다.
강용선 이사장은 "플랫폼 기업이 독점한 배달업계에서는 치킨 한 마리를 배달시켜도 4000~5000원의 요금을 받는데 택시는 2㎞ 기본요금이 3300원에 불과하다"라며 "시민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이송하는 업무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어 기사들이 택시업계를 떠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1400원대에 머물던 1990년대 중반 택시 기본요금은 1300원이었으나 최저임금은 매년 인상돼 올해 9160원이지만 택시 기본요금은 3300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라며 "택시를 운행하지 말고 세워놓거나 감차하는 게 살아남는 길이라고 회자할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택시운수 종사자들 역시 고령화가 뚜렷한데 중장년층의 유입을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기사가 없어 멀쩡한 택시를 차고지에 장기간 세워두고 운휴를 신청하는 택시법인들이 시간이 더 지나면 휴업이나 더 극한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다.
강 이사장은 "법인이 보유한 택시 중 80%는 가동돼야 월급을 주고 운영할 수 있는데 지금 대전 법인택시 가동률은 45% 수준에 머물고 있다"라며 "사무직원들을 내보내고 부부가 운영하는 법인부터 인가대수는 90대이지만 실제로는 10대만 운영 중인 법인도 있을 정도"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에는 플랫폼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는 승객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업체에 종속되다시피 운영되면서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호출 때마다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앱을 경유하지 않은 거리에서 만난 승객을 모셔도 수수료를 받아가고 있다.
강 이사장은 "플랫폼기업이 택시 운영에 효율을 주는 측면도 있으나 수수료 부과가 과도한 측면이 있어 공정거래 차원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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