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오류 전통시장이 23일 추석 대목을 앞두고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이유나기자. |
23일 추석 대목을 앞두고 중구 오류 전통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여기저기 과일 박스들이 눈에 띄었지만 지나가는 사람을 찾긴 힘들었다. 구범림 대전상인연합회장은 "코로나 이후 그동안 제사음식 구매가 적었다"며 "하지만 이번 추석은 거리두기가 해제돼 매출이 괜찮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례상이 간소해 지며 추석 인기 과일도 달라졌다. 대전에 사는 A 씨(61살)은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서 추석 제사 용품도 최소한으로 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선물세트도 실용적인 생활용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득중 대전중앙청과 경매사는 "올해 추석이 앞당겨져 사과, 배 등의 과일이 숙성이 덜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엔 사과나 배는 제수용품으로 사고 선물로는 당도가 높은 샤인머스켓이나 망고, 키위, 메론 등을 선호하고 있다"고 구매 경향을 설명했다. 이를 의식한 듯, 갤러리아 백화점도 '제주왕망고 세트', '샤인머스캣세트'를 선보였으며 이마트도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혼합 세트를 지난 추석 7종에서 올해 15종으로 대폭 확대해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
대형마트에선 가성비를 중심으로 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할인 혜택을 주는 사전예약 기간을 올해는 42일로 역대 명절 중 가장 길게 잡았다. 5만 원 미만의 '리미티드 딜' 상품도 기존 4종에서 올해 11종으로 늘렸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 3개년간 매년 신장세를 보이는 육포 선물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홈플러스도 참치캔, 식용유, 샴푸 등으로 구성된 실용성에 집중한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비대면으로 선물을 전달할 수 있는 무료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백화점에선 고급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최상급 한우, 와인 등 고가 상품을 내놨으며 올 추석 고가 선물 물량을 지난 설보다 40% 이상 늘렸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따르면, 지난 설날 '한우세트'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설보다 40% 이상 증가했으며 300만 원짜리 최상급 한우 세트는 지난 설에 큰 인기를 끌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은 이러한 양극화를 의식한 듯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한우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엔데믹 기대감으로 인해 선물세트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물가에 가성비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늘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속적인 프리미엄 세트 선호 현상을 반영해 신규 프리미엄 선물세트도 동시에 선보여 다양한 수요를 겨냥한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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