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장 |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대전을 포함한 '우주산업 클러스터 3각'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국가 우주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전은 연구·인재개발, 전남은 발사체 산업, 경남은 위성 산업을 담당하게 되는 3각 협업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협업에서 대전은 산·학·연 인프라가 풍부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 무산 논란이 불거진 와중에서 낭보도 전해졌다. 19일 윤대통령은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역적인 결정'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본인의 주요 치적으로 삼겠다는 의지라고 해석된다.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반영돼 가시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어 21일에 발표된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 소식은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시정비전으로 삼고 있는 대전시와 시민들에게 아주 반가운 낭보라고 할 수 있다. 윤대통령은 이장우 대전시장과의 통화에서 방위사업청의 신속한 대전 이전을 밝혔다. 이시장에 따르면, 윤대통령은 신속한 이전을 위해 관련 부처에 공약이행을 위한 조치를 지시했으며, 이전 TF팀 300여 명을 우선적으로 내려보내고 내년도 관련 예산 210억 원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작년에 오랫동안 정부 외청으로 대전에 있었던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한 지 얼마 안돼 세종시로 이전했는데, 당시 대전시민들의 상실감과 소외감이 상당히 컸던 적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방위사업청 대전 결정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한국경제의 미래먹거리 중 하나인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나아가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데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재 충남도는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계룡대와 국방대학원을 기반으로 하는 '국방클러스터'의 명실상부한 확대를 통해 균형발전과 지역활력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진심어린 성원을 보낸다.
잘 알다시피, 윤석열 정부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비전을 내세우고, 6대 목표와 120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 중 지역 및 지방과 관련한 정책으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목표와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10대 과제는 대략 지역주도 균형발전, 지역의 좋은 일자리 창출, 지역 고유한 특성 육성 등으로 집약된다. 이같은 내용은 엇필 보면 통상적인 정부정책이지만, 한국사회의 대전환과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가대계 중 핵심 전략이라고 본다.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면 국가가 발전하지 못하며, 지방이 잘 살지 못하면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가 결코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자명할 것이다. 이 점에서 지방시대라는 국정목표는 한국사회 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표방한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실천이다.
노무현 정부 이래 역대 정부마다 균형발전과 지역성장을 위해 나름 노력해 왔다. 하지만 노정부를 제외한 여타 정부의 성과나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수도권 초비대화, 서울과 지방 간의 자산격차 심화, 지방소멸 담론의 만연 등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반면교사의 소재가 될 만하다. 대체로 균형발전과 지역성장 문제는 정쟁과 갈등의 대상으로 비화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통합을 견인할 수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지방시대를 구현하는 데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
끝으로 지역발전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달려 있지만, 본질적으로 지방정부의 역량과 지역민들의 합심에 달려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지방정부의 수장들은 무엇보다도 창의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아마 그 첫 걸음은 지역발전의 지혜와 노하우가 있는 전임 시장 및 공직자들, 지식인들, 언론인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선남선녀들로부터 경청하는 일일 것이다. 부디 통크고 사려깊은 배포(排布)를 기대해 본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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