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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 절반 수면무호흡증
고혈압은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 고혈압 환자의 약 50%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 또 고혈압 약을 3종류 이상 복용하는 환자들의 83%에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적게 쉬거나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 회 이상일 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라고 진단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굵은 목, 작은 턱, 편도선 비대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남성, 고령, 음주, 흡연, 당뇨, 비만이 대표적 위험인자다. 이 인자들은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과 상당 부분 겹친다.
잠을 자면서 숨을 쉬지 않으면 산소 포화도가 감소한다. 이때 뇌는 의식을 일부 깨워 다시 숨을 쉬게 하는데, 그럴 때마다 몸속의 교감신경이 흥분상태가 돼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야간 혈압과 혈당량이 오르고, 뇌졸중의 강력한 원인 중 하나인 부정맥 발생 위험도 올라간다.
수면 중 숨을 쉬지 않는 상태에선 뇌혈관이 수축한다. 이로 인해 뇌혈류량이 변화하고 혈관내피세포( 혈관 탄력과 지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 기능도 떨어진다. 그러면 잠을 아무리 오래 자도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 낮에 계속 졸음이 오고 일의 효율도 저하된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적게 쉬거나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15회 이상일 때)은 본인도 모르게 뇌조직 변화와 뇌경색을 유발해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을 오르게 한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에서의 동맥경화 발생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 급성 뇌경색과 일과성 뇌허혈증 환자 다수 수면무호흡증 발견
수면무호흡증이 급성 뇌경색 환자나 일과성 뇌허혈증(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흐름이 잠시 막혔다가 다시 이어져 뇌가 순간적으로 쇼크 상태에 빠지는 질환) 환자의 50~70% 에서 발견된다는 보고도 있다. 수면무호흡과 저호흡이 1시간에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를 AHI(무호흡-저호흡 지수)라고 하는데, AHI가 11 이상일 때는 뇌경색 위험도가 1.5배 올라가고, 20 이상일 때는 4배 이상 올라간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뇌졸중이 발생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회복이 늦어지고 재활 치료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약을 먹어도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환자보다 뇌졸중 재발 가능성이 높다.
▲너무 많이 자도 너무 적게 자도 뇌경색 위험 높아져 … 적정 시간 하루 7~8시간
몇몇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뿐만 아니라 수면 시간도 뇌경색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마다 적정 수면 시간에 차이가 있으나 한국인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하루 7시간 정도로 알려진다.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날이 계속 이어지면 뇌경색 발병 위험이 약 44% 높아진다고 한다. 잠을 적게 자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고혈압, 당뇨가 생길 위험이 높아지고 지방 대사도 변화해 비만,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면 부족은 식용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일상 활동 감소로 이어져 몸무게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것 역시 건강에 좋지 않다. 과다한 양의 수면은 경동맥 동맥경화, 부정맥, 뇌조직 변화를 유발해 뇌경색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수면 시간이 9시간 이상이면 뇌경색 위험도가 50%가량 올라간다고 한다. 한국인의 적정 수면 시간으로 알려진 하루 7~8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 뇌졸중 예방과 우리 몸의 생체시계 위해 수면의 질과 양 잘 관리해야
현대 직장인 중에는 야간근무와 교대근무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수면량과 수면 시간대가 불규칙한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비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및 사망률이 높았다는 결과가 있다.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뇌경색 위험도가 일반인보다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뇌졸중 위험인자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 조성래 전문의는 "물론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관리와 예방이 필수고 음주, 흡연, 비만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수면의 질과 양을 관리하는 것에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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