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경제교육부 기자 |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다.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24~1997)할머니가 처음으로 그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김 할머니 증언 이후 전국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인권문제로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날 네이버 초록창 옆에는 노란 나비가 달렸고, 정치인들과 단체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설치된 소녀상을 찾아 행사를 가졌다.
대전에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다음 날이자 제77주년 광복절인 15일 밤 대전 유성구 충남대 서문 인근 교정에 평화의 소녀상이 기습적으로 세웠졌다. 전국 국립대 학내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것은 충남대가 처음이였다.
그리고 5년간의 기다림 끝에 건립된 뜻깊은 소녀상이었다. 하지만, 소녀상이 세워지기까지 절차상의 아쉬움도 있다. 학교 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기습적으로 건립됐기 때문이다.
소녀상은 지난 2017년 8월 당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결의해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지만, 학교 측의 공식 절차 이행 필요 의견에 따라 협의 과정에 4년 여가 흘렀다. 또한 충남대 70주년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던 약속은 무산되고, 70주년 행사는 끝나고 말았다. 이에 소추위는 더 이상의 기다림이나 학교 측과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이날 기습적으로 소녀상 건립이 이뤄졌다.
이처럼 구성원 간 합의 없이 세워졌다는 점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지만, 소녀상이 가진 상징성은 결코 적지 않다. 소녀상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무하고 다시는 치욕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염원하는 상징물이다. 그리고, 잊혀져선 안 될 역사이기도 하다. 국립대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는 것, 의미 있는 일이자 뜻 깊은 일이다. 사회적으로 많은 의미를 던지는 조형물인 만큼 이제는 보존 관리를 위해 소통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평생을 앗아간 역사 속에서 이 할머니들이 외롭지 않도록 말이다.
박수영 경제교육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