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광고해도 이행강제금만 내면 가능?…법 사각지대에 자치구 '속수무책'

대전 동구 용전네거리 상업 빌딩 시정조치 통보에도 불법 광고 여전
상위법 상 규제할 근거 없어 자치구도 손 놓고 있어…법 개정 필요
수차례 지적에 오히려 광고 효과만 키워. 구청의 강한 대처 나와야

속보=대전 동구 용전네거리의 일명 '애드벌룬' 빌딩이 거듭되는 시정조치 통보와 지적에도 여전히 불법광고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본보 2022년 8월 2일자 6면 보도>

5년째 불법적으로 옥외광고를 하고 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자치구에서도 "상위법상 규제할 근거가 없다"며 속수무책이다.

해당 건물은 지상 12층 규모로 건물 전체 유리창에 광고물을 부착하고 허가받지 않은 옥상 광고물을 설치해 문제가 되고 있다.

대전시 옥외광고물 조례 제17조에 따르면 유리창 광고 규격은 창문 전체 면적의 4분의 1 이내로서 최대 1㎡ 이내, 건물의 3층 이하에만 표시할 수 있지만 규정을 어기고 있다. 옥상에 달린 간판 역시 구청에서 규격 문제로 허가하지 않은 불법 간판이다.

계속되는 민원에 동구청은 8월 초에도 소유주에게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최근 다시 확인해본 결과 달라진 건 없었다.

해당 빌딩 모습

유리창 광고의 경우 대전시 조례에만 표시 규정이 있을 뿐 상위법인 '옥외광고법' 상 허가나 신고 대상이 아니다 보니 이행강제금조차 부과할 수 없어 규제가 어렵다는 게 구청 측 설명이다.

반면 옥상 광고물은 허가 대상으로 구청의 시정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문제는 납부만 하면 그 뒤 철거를 안 해도 추가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건물 옥상 광고의 경우 광고 소유주가 강제금을 계속 납부하면서 유지하고 있다"며 "옥상 간판의 광고 효과가 크다 보니 철거를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 자치구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법적 근거가 없어 두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상위법에 관련 조항이 없다 보니 대전시 옥외광고물 조례 역시 개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재를 위해선 옥외광고법 자체가 개정돼야 한다.

유성구 관계자는 "유리창 광고에 대한 민원이 들어왔을 때 법적으로 규제할 수 없어 민원인에게 양해를 구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 역시 "유리창 광고는 신고나 허가 대상이 아니다 보니 제재 방법이 없어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계속 시정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행정에선 최후의 수단으로 경찰에 고발할 수 있다"며 "불법 현수막의 경우 자치구에서 고발하는 경우도 있다. 키는 구청이 쥐고 있는데 광고 소유주가 이행강제금을 내 애매하긴 하나 구청의 의지에 따라 고발 등 강한 대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