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후문 인근에 택배 상자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역에 기반을 두고 영업하는 오프라인 상인들은 온라인 교육을 받는 등 대응을 하고 있지만 급격한 변화에 당황스럽다. 다양한 플랫폼은 판로를 확보하는 데 유리해 보일 수 있으나 구매성향 만족도와 리뷰 등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부 젊은 소상공인들은 매장 판매를 포기하고 온라인판매에 올인해 상권형성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김진호 대전중앙로지하상가 위원장은 " 소비패턴이 바뀌다 보니 온라인을 병행하지 않으면 매출을 올리기가 힘들다"며 "한편으로는 점주들이 온라인 판매에 치중하다 보니 문을 닫고 매장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다른 상인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대전중앙로지하상가 601개의 점포 중 80개 점포가 온라인 쇼핑몰을 병행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올해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 소상공인 경영개선 동향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온라인 판로개척에 집중한다는 응답이 27.4%였으며 연령대가 높을수록 정부 지원 정책 중 '디지털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쿠팡,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과 배달 수수료는 자영업자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가장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쿠팡 같은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구매한다"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40%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태평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B씨도 "월 매출이 1000만 원인데 배달비만 150만 원 정도를 부과한다"며 "특히 '배달의민족', '배민1'은 주문당 마진이 500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대전시는 민관협력 공공배달 플랫폼 '휘파람'을 만들어 온통대전 결제와 캐시백이 되도록 서비스 중이다. 하지만 저조한 홍보로 흥행실적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휘파람'은 민간업체 '(주)에어뉴' 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대전시에 3500개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지난해 8월부터 대전·세종·공주의 누적거래액은 총 55억 원이었다. 대구시에 있는 '대구로'는 출시 1년 만에 가맹점 1만 2000개 누적거래액은 615억 원을 기록했다. 광주시 '위메프오'는 같은 기간 가맹점 6500개 누적거래액이 134억 원이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배달앱에 온통대전이나 할인 쿠폰 등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관리는 민간운영사가 진행하는데 업체 수를 늘려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경쟁력을 확보한 신도 꼼지락 시장 백호진 상인회장은 "어플을 알리기 위해 부채를 만들고 전단지를 돌리고 현수막을 거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휘파람 부대표인 이지수씨는 "지역 가맹점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대전시에서 홍보를 도와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거대해지는 플랫폼 기업이 지역과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플랫폼에 대한 견제기구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농수산물, 신선식품 등 지역 상권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역의 범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마케팅 조직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분쟁조정기구 설립을 생각할 때가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도 "플랫폼은 중개만 한다고 하는데 굉장히 무책임한 이야기"라며 "법률적으로 소비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피해가 나오는 경우는 업체에 대해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령 같은 게 있어야 장기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유나기자·윤주원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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