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소비시대-중] 중개만 하고 책임은 '뒷짐'…플랫폼 기업의 '민낯'

  • 경제/과학
  • 유통/쇼핑

[플랫폼소비시대-중] 중개만 하고 책임은 '뒷짐'…플랫폼 기업의 '민낯'

동네기반 중고 플랫폼, 직거래 사기·불순한 만남 '주의보'
플랫폼 소비자 불만 증가…환불 거부, 가품 판매 등 다양

  • 승인 2022-08-22 15:46
  • 신문게재 2022-08-23 5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당근
당근마켓 이용자가 사기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당근마켓 캡쳐.
2. 중개만 하고 책임은 '뒷짐'…플랫폼 기업의 '민낯'

'당근마켓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동네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표 격인 당근마켓의 이용 약관이다.

어플을 중심으로 플랫폼 소비가 성장하며 사기 등 범죄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뒷짐을 지고 있다.

대전경찰청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사이버 사기·금융범죄 1817건을 단속한 결과, 전체 검거 건수 중 사이버 사기가 96.03%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유형별로는 '직거래 사기'가 1109건으로 가장 많았다. 피의자 검거 건수와 인원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0%, 40.3% 증가했으며 피의자 대다수는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젊은 층으로 확인됐다. 계좌번호나 예금주, 전화번호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채팅 창에서 금액을 보내고 판매자도 곧바로 입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당근페이' 등 안전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역부족인 셈이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중고 거래 플랫폼 관련 소비자 불만은 2790건에 달했다. '사전고지한 상품정보와 상이'가 32.4% 로 가장 많았고, '주문취소 시 환불 거부', '구매 후 미배송·일방적 계약취소' 순이었다.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등 온라인 판매 또는 영업 허가 없이 개인 판매가 불가한 품목 게시글도 최근 1년간 총 5434건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범죄에 노출될 확률도 높다. 대전에 사는 A씨는 "산책모임을 한다는 글을 보고 나갔는데 신천지였다"며 "채팅을 통해 미혼인지 기혼인지 묻고, 주부라고 하면 채팅이 끊기는 등 이성 만남이 목적인 경우도 많다"고 답했다.

플랫폼 유통과정에서 소비자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4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9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상대로 피해 구제를 요청한 건수는 2004건에 달했다. 품질 관련 요청이 가장 많았으며 청약철회요청, 계약 불이행이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환불을 거부하거나 해외 구매의 경우 과도한 반품 비용을 부과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 '발란' 등 일부 업체에선 짝퉁을 팔아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숨고' 등 재능거래플랫폼의 피해구제 신청도 늘어나고 있지만, 서비스 구매자가 법적인 소비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택시 플랫폼에선 부당 요금을 부과하거나 취소 수수료를 과도하게 부과해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플랫폼 관련 정책 기조도 자율규제로 바뀌며 공정위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이 사실상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온플법은 온라인 플랫폼과 플랫폼 입점업체, 이용자 간의 불공정 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법이다. 윤 정부는 자율분쟁조정기구 설치, 자율규약, 상생협약, 모범계약·약관 마련 등 자율규제방안을 구체화한다고 밝혔다.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는 19일 출범했다.
이유나 기자·윤주원 수습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