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 플랫폼 '숨고'로 피부관리, 방송댄스 레슨 등 견적을 요청해봤다. 사진='숨고' 캡쳐 |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는 오프라인 대기업을 위협할 만큼 비대해졌으며 그 가운데엔 플랫폼 어플 영향이 절대적이다. 어플을 이용해 소비자들은 간편하게 상품을 비교하고 MZ세대들은 중고거래를 하거나 재능을 이용해 부캐(부가적인 캐릭터)로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돈을 번다. 동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중고차, 주택거래까지 등장할 만큼 실생활에 밀접하게 파고들었다.
이처럼 플랫폼 어플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모든 연령대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지만,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덩치가 커질수록 지역 소상공인들 또한 골목상권을 위협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에 중도일보는 '플랫폼소비시대' 기획으로 플랫폼 어플의 현실을 짚고 대안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1. "휴대폰으로 OO한다"…일상 곳곳 침투하는 유통 플랫폼
2. 중개만 하고 책임은 '뒷짐'... 플랫폼 기업의 '민낯'
3. 지역 상권도 흔들…플랫폼 어플, 상생방안 찾아야
1. "휴대폰으로 OO한다"…일상 곳곳 침투하는 유통 플랫폼
#1 유성구에 사는 A씨는 중고 거래 어플인 당근마켓에서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차를 바꿨다. 딜러를 통하면 중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매너 온도'가 높은 이웃에게 구매하면 신뢰도 가고 돈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 20대 후반 B씨는 피부관리사를 찾기 위해 매칭 플랫폼 '숨고'를 이용했다. 인터넷 검색하면 광고 글만 나오고 가격과 시간은 따로 문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B씨가 원하는 시간대와 가격, 서비스, 지역 등을 설정해 견적을 요청하자 하루 만에 '숨은 고수' 4명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비대면 거래 확산과 모바일의 편의성으로 플랫폼을 이용한 유통이 비대해지고 있다. 단순 음식 배달과 중고 거래를 넘어 주택매매, 전문가 매칭 등 일상 곳곳을 침투하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2조 4186억 원으로 15.8% 상승했으며 모바일 거래액 비중도 74.0%로 3.4% 늘어났다. 온라인 중고 플랫폼이 가장 대표적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 원에서 지난해 24조 원으로 6배 커졌다. 동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올해 5월 누적가입자 수는 3000만 명이며 7년 만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으로 지정됐다.
지역을 기반으로 형성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비즈니스와 결합된 '하이퍼 로컬 서비스'로 활성화됐다. 최근엔 주택, 중고차 등 고가 거래도 눈에 띄며 구인·구직, 소모임, 동네소식 등 지역공동체 서비스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실제로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게시판엔 '동네맛집', '분실/실종센터', '동네 사진전', '취미생활' 등의 카테고리가 있으며 '재즈 축제 같이 가실 분', '정부청사역에서 파우치 잃어버렸는데 보신 분, 찾아주세요', '갑천중 학업 분위기 어떤가요?' 같은 글들이 보인다.
이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다. 브랜드 옷을 모아놓은 패션플랫폼 '무신사' 지난해 매출은 4667억 원으로 3년 전보다 비교해 41% 증가했다. 전국 숙박업소를 중개하는 '야놀자'의 지난해 매출은 3747억 8700만 원으로 1년 만에 30% 증가. 명품 브랜드를 모아놓은 '트렌비' 지난해 매출은 963억 원으로 181% 증가했다. 성형 정보를 공유하는 어플 '강남언니'는 올해 4월 시술 후기 100만 건을 돌파했으며 누적 가입자는 350만 명에 달한다. 변호사 후기를 제공하는 '로톡'은 지난해 7월 기준 2만 2617건의 법률 상담을 진행했다.
'긱이코노미' 확산에 '숨고', '크몽' 등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어플도 눈길을 끈다. 긱이코노미란 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경제 형태로 단기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이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긱워커는 22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5%이며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전상민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스마트 기기의 보급률이 전 연령대에 확대되며 소비행태가 디지털화돼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많아지면서 플랫폼 시장이 더욱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이유나 기자 ·윤주원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