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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 저조한 국정 지지도로 나타난 여론의 준엄한 경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민생 회복 매진 의지를 밝혔고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으로 상징되는 탈권위 소통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다만,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구체적 진단과 이에 따른 반전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이날 회견 모두발언은 '반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동안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받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8일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민심을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힌 데 이어 또다시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둔 국정 운영 방침을 확실히 한 셈이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며 지지율 추이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인사 실패 비판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새 정부 인사가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요인 1위로 꼽힌다는 기자 질문에는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새 정부 들어 전날까지 총 36차례나 이어져 온 출근길 문답도 지속하겠다며 소통을 화두로 꺼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중에 저를 걱정하는 분들은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며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면서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자간담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자주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날 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 반전을 위한 구체적인 쇄신 방안을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견을 앞두고 취임 100일을 계기로 국정 쇄신안이 깜짝 공개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지금부터 다시 다 되짚어보겠다"는 말로 시점을 미뤘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실 개편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갖고 (쇄신)해서는 안 된다"며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속도 조절한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당의 내홍에 대해선 신중함을 유지했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대표가 최근 자신을 직격하고 나선 데 대해 "다른 정치인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 메시지가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다른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 없다"며 언급을 피한 것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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