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박사 |
교통부문 시정전략은 '녹색환경과 교통 융합 행복도시'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탄소중립을 새로운 글로벌 질서로 인식하고 있고, 대중교통체계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특히, 걷고 싶은 거리와 자전거 정책 활성화를 통해 실질적인 탄소중립 시대에 다가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공감한다. 덧붙이거나 뺄 것이 없다.
전략에는 실천사업이 따른다. 바늘과 실처럼. 그러나 사업은 2호선, 3호선, 4호선 도시철도계획과 도로계획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국가계획이 필요한 대규모 장래 계획이다. 시민에게 보편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스와 지하철, 자전거, 보행 등의 사업은 거의 없다. 물론, 일상적이고 보편적이어서 굳이 사업으로 강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전략으로 제시한 '탄소시대에 대응한 보편적인 교통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 생각을 보태고자 한다.
첫째, 도시철도 정책은 2호선 트램의 신속한 건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3~5호선 계획의 추진도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계획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계획이 수립되고 추진이 돼도 민선 8기 동안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시민들은 변화를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의 버스와 지하철, 자전거 정책을 체감할 뿐이다. 진행 중인 사업과 교통운영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트램 2호선은 이전 정부에서 결정된 배터리방식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 배터리방식은 연구개발 중으로 불안정성이 크고 사업비 2배 증가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 사업비보다 많은 천문학적인 유지관리비용과 화재 위험성이다. 트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전기차와 동일한 리튬기반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위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전기차 화재에서 보듯이 꺼지지도 않는다. 다 탈 때까지 연소시켜야 한다. 전기차의 50배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의 배터리를 얹어야 하는 트램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재난이 될 수도 있다.
무가선 구간을 줄여서 2호선을 연장해 건설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추가적인 행정절차 없이 전철의 수혜지역을 늘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버스운영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버스는 하루 3~40만 명이 이용하는 주요 대중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아직도 배차간격이 16.9분에 달하고 장거리 굴곡노선이 많아 승용차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 이유는 지난 20년간 버스 대수는 제자리 수준인 반면 신규 택지개발은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 버스 대수를 늘려 배차간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평균통행시간 30분에 불과한 대전에서 승용차 중심의 통행구조는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셋째, 자전거 및 PM(개인교통수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자전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보다 자전거가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경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자동차에서 자전거로 전환하면 이산화탄소를 연간 2.9톤 절감할 수 있다.
반면 전기차로 바꾸면 연간 약 250㎏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뿐이다. 자전거분담률을 10%까지 높이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약 48% 절감할 수 있다. 대전시도 마찬가지다. 정비예산은 타슈보다 개인 자전거 이용자가 40배 많은 점을 고려해 형평성 있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마다 관심분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여전히 변함없이 일상을 이어간다. 만원 버스에 오르고 자전거를 타면서 말이다. 이들에게는 10년 혹은 20년 후에 있을 전철보다는 오늘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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