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전형 대안학교' 뭘 담아야 하나 ② 국내사례 1. 무주 푸른꿈학교

[기획] '대전형 대안학교' 뭘 담아야 하나 ② 국내사례 1. 무주 푸른꿈학교

② 국내사례 1. 무주 푸른꿈학교
자연과 사람의 생태교육 현장
함께사는 공동체적 인간 양성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 실현

  • 승인 2022-08-16 10:07
  • 신문게재 2022-08-17 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KakaoTalk_20220815_214851898
푸른꿈고등학교 모습.
"일반적인 사회가 아이들에게 한 가지의 의견 또는 주제를 따라야 한다는 단합을 강조한다면, 대안학교는 각자의 생각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하는 곳이죠."

한 지역 교육 관계자의 말이다. 일반 학교는 '단합'을 중요시하면서 개개인의 생각보다는 통일된 생각을 더욱 질서 있다고 바라보는 반면 대안학교에서는 각자의 생각을 주장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다른 점인 것 같다는 얘기다.

실제로 방문해 본 대안학교들은 학교의 운영 방안 중 일부가 학생들의 의견으로 이뤄졌다. 선생님이 없이 아이들이 직접 회의를 주도하며, 안건을 채택하고 여러 의견을 나눈다. 직접 정한 운영 방안 중 위반한 사례가 있다면 이 조차도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해 학생들끼리 논의한다. 상을 줄 때도 아이들이 직접 수여하기도 한다. 일반 학교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현재 대전교육청의 대안학교는 설립 구상 단계에 놓여 있다. 부지와 설립 계획에 대한 큰 틀은 정해져 있지만 세부적으로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 검토는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타 시도의 대안학교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KakaoTalk_20220815_214853617
푸른꿈고등학교 모습.
[기획] '대전형 대안학교' 뭘 담아야 하나

② 국내사례 1. 무주 푸른꿈학교



선·후배 교사 가리지 않고 '야!'라고 부를 수 있는 야파티, 푸른 꿈의 식구로 유대감을 쌓기 위해 학생들끼리 이야기를 풀고 속 깊은 얘기를 하는 식구총회,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인권영화제, 환경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에 대한 환경특강….

이 모든 행사는 봄의 끝자락 여름의 시작을 맞는 푸른꿈고등학교, 일명 푸고의 행사일지다.

여느 일반적인 고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행사들은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현대의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평화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생태교육의 현장 속에서 자라고 있다.

KakaoTalk_20220815_214856843
전북 무주군 안성면 산속 언덕에 자리한 푸른꿈 고등학교는 교육의 위기에 대한 대안을 찾는 학교로 생태교육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곳의 교사는 총 15명에 불과하다. 여느 시골의 작은 학교지만 이곳은 학생들이 우선인 곳이다. 지난 1999년 생태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생태철학을 바탕으로 문을 연 이 학교는 자연과 교육이 어떻게 어우러질 것인지를 배우고 실천하는 학교다. 설립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태문화, 자율 등 학교 철학을 담아 지역을 기반으로 교육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대안학교다. 이 학교의 수업은 학생들의 개성이 존중되고, 생명의 가치를 일깨우는 교육 즉 아이들과 독서 위주로 대화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2022학년도 푸른꿈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를 살펴보면, 학교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선 일반계고와 국·영·수 교과의 이수단위가 다르며, 이 주요교과를 제외하고 대안교육의 방향성을 실현하거나 함께 배울 수 있는 교과목이 교육과정에 들어있다. 문해, 환경, 재배, 에세이쓰기, 친환경농업, 원예, 지역의이해 등 교과목도 다양하다.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생태중심 교육을 통해 학교명 그대로 푸른꿈을 키워가는 곳인 셈이다.

학년별로 보면, 1학년은 사회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2~3학년은 학생들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 쓰기, 자기성장프로젝트, 인턴쉽 등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KakaoTalk_20220815_214859012
푸른꿈고등학교 모습.
대안학교인 만큼 일반학교와 특별활동도 색다르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북톡(book Talk)은 전교생이 수다 떠는 독서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책을 읽고 반별로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어 내고 비경쟁 토론을 진행하는 독서프로그램이다. 푸른꿈 구성원들이 한 달에 한번씩 모여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인 '식구총회'는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자기성장프로젝트(자성프) 역시 무학년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집중과 몰입을 경험하며 주제별 탐구, 실습을 통해 학기별 프로젝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3박 4일 동안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도보순례로 문화·예술·역사·지리·자연생태 등 통합적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통합기행'과 야영생활을 통해 자립생활 능력과 공동체성을 기르는 이동 수업도 단연 푸른꿈에서만 이뤄지는 특별 교육활동이다.

푸른꿈 고등학교 관계자는 "이 곳 학생들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 속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있다"며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라는 교훈 아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배우고 성장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1.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2.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3.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4.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5.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