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꿈고등학교 모습. |
한 지역 교육 관계자의 말이다. 일반 학교는 '단합'을 중요시하면서 개개인의 생각보다는 통일된 생각을 더욱 질서 있다고 바라보는 반면 대안학교에서는 각자의 생각을 주장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다른 점인 것 같다는 얘기다.
실제로 방문해 본 대안학교들은 학교의 운영 방안 중 일부가 학생들의 의견으로 이뤄졌다. 선생님이 없이 아이들이 직접 회의를 주도하며, 안건을 채택하고 여러 의견을 나눈다. 직접 정한 운영 방안 중 위반한 사례가 있다면 이 조차도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해 학생들끼리 논의한다. 상을 줄 때도 아이들이 직접 수여하기도 한다. 일반 학교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현재 대전교육청의 대안학교는 설립 구상 단계에 놓여 있다. 부지와 설립 계획에 대한 큰 틀은 정해져 있지만 세부적으로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 검토는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타 시도의 대안학교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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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국내사례 1. 무주 푸른꿈학교
선·후배 교사 가리지 않고 '야!'라고 부를 수 있는 야파티, 푸른 꿈의 식구로 유대감을 쌓기 위해 학생들끼리 이야기를 풀고 속 깊은 얘기를 하는 식구총회,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인권영화제, 환경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에 대한 환경특강….
이 모든 행사는 봄의 끝자락 여름의 시작을 맞는 푸른꿈고등학교, 일명 푸고의 행사일지다.
여느 일반적인 고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행사들은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현대의 생태위기를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평화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생태교육의 현장 속에서 자라고 있다.
실제로 2022학년도 푸른꿈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를 살펴보면, 학교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선 일반계고와 국·영·수 교과의 이수단위가 다르며, 이 주요교과를 제외하고 대안교육의 방향성을 실현하거나 함께 배울 수 있는 교과목이 교육과정에 들어있다. 문해, 환경, 재배, 에세이쓰기, 친환경농업, 원예, 지역의이해 등 교과목도 다양하다.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생태중심 교육을 통해 학교명 그대로 푸른꿈을 키워가는 곳인 셈이다.
학년별로 보면, 1학년은 사회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2~3학년은 학생들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 쓰기, 자기성장프로젝트, 인턴쉽 등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푸른꿈고등학교 모습. |
전교생이 참여하는 북톡(book Talk)은 전교생이 수다 떠는 독서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책을 읽고 반별로 학생들이 질문을 만들어 내고 비경쟁 토론을 진행하는 독서프로그램이다. 푸른꿈 구성원들이 한 달에 한번씩 모여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인 '식구총회'는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자기성장프로젝트(자성프) 역시 무학년제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집중과 몰입을 경험하며 주제별 탐구, 실습을 통해 학기별 프로젝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3박 4일 동안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도보순례로 문화·예술·역사·지리·자연생태 등 통합적인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통합기행'과 야영생활을 통해 자립생활 능력과 공동체성을 기르는 이동 수업도 단연 푸른꿈에서만 이뤄지는 특별 교육활동이다.
푸른꿈 고등학교 관계자는 "이 곳 학생들은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 속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있다"며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라는 교훈 아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해 배우고 성장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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