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윤석열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로 국가균형발전과 국정 효율 극대화를 위한 백년대계 이행을 바라는 지역민의 신뢰에 금이 간 것이다.
대전과 충남의 숙원인 공공기관 지방이전 역시 새 정부 집권 초 동력을 얻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다만,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은 가시화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다.
세종집무실 설치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대선이 끝난 뒤 인수위도 세종정부청사 1동 우선 사용→올 연말 세종청사 중앙동 입주→2027년까지 관저와 비서동을 갖춘 집무실 신축 등 3단계 로드맵을 내놨다. 하지만 얼마 전 대통령실이 경제 여건을 이유로 2단계 이행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공약 파기 논란이 촉발됐다.
충청권 민심이 악화일로에 빠지자 당정(黨政)은 "2027년 이전까지 세종집무실과 세종의사당을 건립할 것"이라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신뢰가 한 번 깨진 탓에 지역 일각에선 "사과와 반성이 없는 정치쇼"라고 힐난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세종집무실 설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선 내년 정부예산에 설계비 용역비 반영과 착공 시점을 조속히 밝히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가물가물하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120대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은 감감무소식이다. 더구나 혁신도시 정책 주무부처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과거 수도권 시설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 정책은 실패했다"고 발언하며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원 장관은 직후 "공공기관 이전은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정책이 언제쯤 본궤도에 오를지는 종잡을 수 없다.
2년 전 가까스로 혁신도시로 지정된 대전시와 충남도의 경우 당분간 '무늬만 혁신도시' 오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얼마 전 국회에서 중도일보와 만나 "올해 안에 방사청 대전이전 TF팀 200~300명 가량이 대전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 대전행이 가시화된 것은 윤 대통령의 물밑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얼마 전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이 시장 요청을 받고 내년 설계비 반영 등을 내각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둔 가운데 충청권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0%대로 낙제점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를 받아 8~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5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자세한 사항 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 홈피 참조)에서 충청권에선 '잘한다' 34.3% '잘못한다' 64.7%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자체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선 충청권 긍정평가의 경우 35% 부정평가는 57%다.
한편, 윤 대통령은 1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