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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명분, 파괴력, 감동이 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단일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당 안팎에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단일화는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어떤 계기도 없이 20%의 표를 받은 후보와 5%의 표를 받은 후보가 힘을 합쳐 25%를 만든다고 해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묻고 싶다"고 보탰다.
강 의원은 "박 후보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본인에게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했었다"며 "저도 비슷한 심정이다. 강훈식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얘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데,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그 활주로에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냉정하게 말해 지금까지 경선에서 저와 박 후보가 얻은 표는 전체 권리당원 숫자의 1%가 안 된다. 둘이 합친 표가 1만표 정도 되는데 전체 권리당원 숫자는 110만명 정도"라며 "지금은 오히려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때"라고 부언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것이든 강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며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날 강 의원의 단일화 거부 입장 피력으로 97그룹 단일화에 대한 기대는 사실상 소멸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설령 두 후보가 극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전대 당권경쟁 압도적 선두인 이재명 의원(인천계양을)의 대세론이 벽이 너무 커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번 전대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잇단 패배를 딛고 당을 혁신하기 위해선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면 막판 극적 단일화의 불씨는 아직 살아있다는 의견이 없는 건 아니다.
검경이 이달 중 수사 완료를 목표로 이 의원 주변에 대한 수사 속도를 높이는 등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가시화되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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