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어디까지 가 봤니?] 현충원 가는 길 보석같은 동네, 벽화와 여름꽃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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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어디까지 가 봤니?] 현충원 가는 길 보석같은 동네, 벽화와 여름꽃 피었습니다

구암동 새동네마을, 개성넘치는 주택 밀집
매력 넘치는 동네 꼼꼼하게 살펴야만 보여
집집마다 안성맞춤 벽화는 생동감 넘치고
여름내 키운 꽃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만'

  • 승인 2022-08-08 07:2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 기획은 숨겨진 대전의 명소를 찾기 위해서다. 대청호부터 계족산, 한밭수목원 등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는 많다. 그러나 누구나 다 아는 장소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소소하게 이름난 지역의 명소를 찾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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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역 3번 출구에서 나오면 홍범로 장군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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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 구암동 새마을동네의 첫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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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꽃이 마주보고 있는 동네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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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누워 있는 강아지 한마리.
이번 명소 찾기는 급선회 그리고 생각지 못한 발견의 기쁨이 주제다. 원래 유성 무덕정(궁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는 변수가 됐다. 어디로 가야 하나 망설이던 차에 차로 5분 거리에 벽화마을이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소한 동네마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고 돌아왔다.

▲유성구 구암동 새마을동네(현충원역 3번 출구)=구암동 새마을동네는 작다. 크기부터 형태까지 모두 다른 오밀조밀한 주택이 모여있다. 이 동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집집 마다 개성을 잘 살린 벽화, 그리고 집주인들이 심어놓은 여름꽃들의 조화였다. 과감하면서도 컬러풀한 색감이라 골목을 누비는 재미가 있었다.

새마을동네는 현충원역 3번 출구에서 이어지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현충원 3번 출구는 일대는 '홍범도 장군로'다. 장군의 일대기를 담은 이력을 보고 출발할 수 있어서 발걸음은 바빴으나 마음만큼은 웅장해졌다. 새마을동네로 진입하는 순간, 이 동네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껴졌다. 동네에서 제일 먼저 마주한 전봇대부터 화려한 꽃에 휘감긴 모습이었고, 담벼락마다 생동감 넘치는 꽃의 물결과 웃음 수밖에 없는 귀여운 조형물들로 가득했다. 이 동네는 전체를 두루두루 살피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도록 세밀한 관찰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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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로 만들어진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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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봉인되어 있는 벽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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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와 초록 나무의 조화.
새마을동네의 첫 번째 관람 포인트는 벽화다. 벽화는 구역마다 콘셉트가 확실했다. 무엇보다 벽화만 도드라지지 않고 담벼락을 내어준 집들과 아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인데, 아마도 벽화를 그려준 예술가들이 집들과 소통했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나름 추측해 보았다.

어느 곳은 한 폭의 액자 같았고, 또 어떤 곳은 거대한 나비와 새가 봉인된 마법의 부적 같았다. 마을 깊이 진입하자 이번에는 와편(깨진 기와조각) 모자이크 벽화도 나타났다.

두 번째 관람 포인트는 여름의 꽃이다. 흔한 빌라나 아파트가 밀집된 동네가 아니라서 그런지 크고 작은 주택들은 모두 마당을 가진 구조였다. 골목마다 색색의 꽃이 피어서 꼭 관람객을 맞이하려는 동네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 같아서 기뻤다. 물론 집과 동네를 예쁘게 가꾸겠다는 집주인들의 의지겠지만, 여름 내내 피어 있을 능소화와 수국, 채송화, 무궁화, 청사르비아, 나팔꽃이 한마디로 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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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 있는 여름의 꽃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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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에 사군자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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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마다 테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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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마을을 위해 날아오르는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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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예쁜 동네가 담벼락에도 실제 내 눈앞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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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머리 앤이 맞아주는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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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도 여름에 피는 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꽃은 능소화였다. 능소화는 그 옛날 양반집 마당에만 심었다고 해서 양반화라고도 불리는데, 그 자태에 몹시 곱다. 그러나 새동네마을 능소화는 이제 지는 중이다. 사진을 찍으려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낙화 된 꽃이 많았는데, 사진을 찍는 도중에도 '투둑'하고 꽃잎이 바닥을 떨어지는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다.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 내 심장도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꽃망울이 떨어지는 순간 그 소리가 얼마나 심장을 울리는지, 그래, 꽃도 생명이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여름 볕에 맹렬하게 피는 꽃들을 보니 피었다 지는 자연의 순리에 순간 숙연해졌다.

벽화와 여름꽃에 취해서 골목을 누비다 보니 이곳은 정성과 정성으로 탄생한 곳이었다. 벽화를 그리겠다 계획한 분들의 아이디어, 동네를 예술인들에게 내어준 집주인들의 넉넉함, 그리고 이곳을 찾아올 손님들을 맞이하는 화사한 꽃들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에너지를 발산해준 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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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로 만든 물고기떼가 헤엄친다. 기와 조각이 떨어진 곳도 더러 있지마 이 또한 시간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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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와 석류나무, 나비와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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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이 그려진 담벼락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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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나무가 그려진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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